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했는데, '미친XX' 욕한 동료들⋯"모욕죄로 고소하세요"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했는데, '미친XX' 욕한 동료들⋯"모욕죄로 고소하세요"
음성 판정 후 자가격리 마친 직장인⋯회사는 확진자 취급하면서 신상 공개
'사실 적시'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에 해당해 명예훼손죄 성립은 어려워
다만, 단체 대화방에서 욕설 섞인 대화를 나눈 것은 '모욕죄' 해당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해 2주간의 자가격리를 친 A씨. 회사에 복귀하자 달라진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거의 흉악범이 된 것 같았다. /셔터스톡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바로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혹시나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일까 조마조마했지만, 다행히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후 2주 자가격리를 끝에 일상으로 복귀했다. 출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 큰 기쁨일 줄 몰랐다. 그런데 막상 회사에 가니 A씨를 보는 시선이 달라져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자신이 거의 '흉악범'이 된 것 같다.
A씨는 '접촉자'가 아닌 '코로나 의심 환자'로 규정돼, 이름과 얼굴 사진이 전 사원에게 공지됐다. 사내 게시판에도 글이 올라왔는데 A씨를 거의 확진자 취급을 하며 사진도 함께 떠다녔다. 또 방역 규칙에 따라 A씨와 접촉한 사람도 모두 자가격리됐는데, 이를 보고 어떤 사람은 단체대화방에 "A씨는 미친××"와 같은 욕설을 남겼다.
A씨는 자가격리 기간 중 자신에 대한 글과 사진을 올린 사람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을지 변호사에게 물었다.
회사가 A씨 관련해 알렸던 내용은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변호사들은 예상했다. '진실한 사실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엔에스법률사무소 최미선 변호사는 "회사가 A씨와 관련해 올린 글은 A씨가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코로나 사태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할 때 성립하나, △적시한 내용이 사실이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설명했다.
형법 제310조(위법성의 조각)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다만, 욕설이 담긴 대화를 나눈 것은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변호사는 말했다.
최미선 변호사는 "특정인들이 단톡방 등에서 공공연히 A씨에 대한 욕설을 하며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은 모욕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말했고, 법률사무소 상목 연제웅 변호사도 "내용에 따라 모욕죄로 고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형법은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
형사적으로 모욕죄가 성립하면, 이를 근거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낼 수 있다. A씨의 경우 민사소송을 하면 어느 정도의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비슷한 사례로 유추해 볼 때, A씨는 가해자 한 사람당 몇십만 원 정도의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대학생 B씨가 자신의 이름과 사진 등 인적사항을 SNS에 올리고 욕설을 쓴 사람들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법원은 이들에게 모욕의 정도와 분량에 따라 한 사람당 20만~1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B씨는 이를 근거로 한 사람당 400만~600만 원씩의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사람에 따라 최저 10만 원에서 최대 70만 원의 위자료 지급을 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