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생긴 공무원 "직위해제"⋯ 사실 그는 징계 받은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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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생긴 공무원 "직위해제"⋯ 사실 그는 징계 받은 게 아니다

2019. 10. 18 18:14 작성
조하나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on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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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보고서 유출’ 소방관, 한밤중 여성 성폭행하려던 경찰관까지

공무원 문제 생기면 "직위 해제", 사실은 징계 아니야

그럼에도 '직위해제'를 공무원들이 두려워 하는 이유는⋯

['설리 사망 보고서' 내부 유출 사과] 17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요안 청문감사담당관이 내부문건 유출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공무원 직위해제(職位解除) 뉴스가 18일 동시다발로 전해졌다. 서로 다른 사건에 연루된 소방·경찰공무원들이 소속 기관으로부터 직위해제를 당했거나 당할 예정이다.


경기소방재난본부는 이날 배우 고(故) 설리(본명 최진리⋅25)의 ‘구급활동 동향 보고서’를 유출한 직원 두 명에 대한 ‘직위해제 방침’을 공개했고, 같은날 서울지방경찰청은 한밤 중에 귀가 중인 여성을 뒤따라가 성폭행하려고 했던 기동단 소속 경찰관을 “이미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많은 이런 사건들이 불거지자마자 즉각 직위해제를 결정한 정부기관에게 “빠른 징계 결단을 환영한다"는 반응이 많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직위해제는 징계가 아니다. 징계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에 가깝다.

귀가 여성 성폭행 시도한 경찰공무원 ‘직위해제’

이날 서울동부지검에선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단 소속인 30대 A 경사가 주거침입강간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 즉시 A 경사 소속기관인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미 직위해제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한밤 중에 귀가 중인 여성을 뒤따라가 성폭행하려고 했던 기동단 소속 경찰관을 "직위해제 했다"고 18일 밝혔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서울동부지검에 따르면 A 경사 혐의는 지난 5월 큰 논란을 일으켰던 ‘신림동 원룸침입 강간미수 사건’과 상당히 유사하다. A 경사는 지난 9월 11일 새벽 0시10분쯤 서울 광진구의 한 주택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이 귀가할 때 뒤쫓았다. 여성이 집 안에 들어갈 때쯤 피해자를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가려고 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날 경기소방재난본부는 설리의 사망을 정리한 최초 보고서인 ‘구급활동 동향 보고서’를 유출한 소방공무원 두 명을 찾아냈다고 알리면서 “이 공무원들을 직위해제 하겠다"고 밝혔다.

직위해제는 “업무에서 손 떼"란 명령⋯ 징계는 아니야

직위해제(職位解除)란 말그대로 공무원이 현재 맡고 있는 직위에서 물러나도록 하는 행위다. 공무원 신분은 유지되지만 하고 있었던 업무는 하지 못하게 된다. 인사권자가 바로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징계와 달리 징계위원회 절차를 걸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가 발간한 ‘2019년도 징계업무편람’


"업무에서 손을 뗀다"는 의미에서 언론에서 직위해제를 징계의 일종으로 다루는 경우가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징계는 아니다. 법률상 징계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가운데 하나를 결정하는 것만을 말한다. 인사혁신처는 징계업무편람에서 “직위해제는 징벌적 성격의 징계와 다르다"고 하고 있다.


대법원도 ‘직위해제는 징계가 아니다'고 판단했다. 지난 2005년 대법원은 “직위해제는 근로자의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고 판시했다.

직위해제 당하면 각종 불이익⋯ 최악의 경우 '강제 해임'까지

다만 직위해제가 무서운 건 해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각 기관장은 직위해제한 공무원을 직권으로 면직(免職⋅공무원 관계 소멸)시킬 수 있다. 강제 해임인 셈이다. 단, 징계위원회에 면직(免職⋅공무원 관계 소멸) 동의를 받아내야 한다.


“대기 명령을 받은 자가 그 기간에 능력 또는 근무성적의 향상이 어렵다고 인정될 때 임용권자는 직권으로 면직 시킬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조치다.

직위해제를 당하면 담당직무가 박탈됨과 동시에 봉급도 80%만 받는다. (직위해제의 종류에 따라 봉급의 50%만 받는 경우도 있다.) 이와 함께 직위해제 기간은 근무경력에서 빠지게 돼 해당 기간만큼 호봉승급도 되지 않는다. 승진에 필요한 최저연수기간도 해당 일수만큼 빠진다. 퇴직수당 지급에 있어서도 직위해제기간은 절반밖에 인정 받지 못한다. 연금액을 정하는 재직연수에는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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