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줄게" 한마디에 500만원 요구…오픈채팅 '헌터'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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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 줄게" 한마디에 500만원 요구…오픈채팅 '헌터'의 덫

2025. 12. 11 11:3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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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도 않는 '성착취목적대화죄' 들이밀며 협박…변호사들 "전형적 사기, 절대 응하면 안 돼"

오픈채팅에서 미성년자를 사칭해 '성착취목적대화죄' 등 없는 죄명으로 합의금을 요구하는 '헌터' 사기가 발생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용돈 줄게" 한마디에 500만원 덫…'없는 죄'로 협박하는 오픈채팅 헌터, 대처법은?


오픈채팅에서 "용돈이나 좀 주겠다"는 한 남성의 가벼운 한마디가 500만 원짜리 공갈 협박으로 돌아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자신을 18세 여성이라고 소개한 상대방과의 대화가 순식간에 악몽으로 변한 것이다.


남성은 "괜찮으면 한번 하던가"라는 말을 건넸다가도 "이상한 의미는 아니고 밥도 먹고 드라이브도 하고 용돈 받아가면 된다"고 수습했지만, 돌아온 것은 법적 처벌을 암시하는 서늘한 경고였다.


"성착취목적대화죄입니다"…낯선 죄명과 시작된 협박


상대방은 대뜸 '성착취목적대화죄'라는 생소한 죄명이 담긴 기사 캡처본을 보내며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다음날 부모님과 상의 후 고소하겠다는 말과 함께 사과문 작성을 요구하더니, 이내 500만 원이라는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남성이 "계좌가 막혀 송금이 어렵다"고 하자, 상대는 자신의 동네 터미널로 직접 현금을 들고 오라고 종용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친오빠 계좌, 보이스톡 거절…꼬리 밟힌 '헌터'의 수법


사기 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남성이 친구 계좌로 보내겠다고 하자, 상대는 '친오빠에게 계좌를 빌리는 내용'이라며 조작된 듯한 인스타그램 메시지 창을 띄우고는 남자 명의 계좌로 보낼 것을 요구했다.


의심이 깊어진 남성이 신원 확인을 위해 보이스톡을 걸자 거절했다. 심지어 채팅방을 나갔다 들어오기를 반복하며 심리적 압박을 가하다, 결국 다음 날 터미널에서 만나자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이는 전형적인 합의금 갈취 사기, 이른바 '헌터'들의 수법과 빼닮아 있었다.


변호사들 "없는 죄명, 전형적 공갈"…절대 응하지 말아야


법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전형적인 사기"라고 진단했다. 김경태 변호사(법률사무소 김경태)는 "성착취목적대화죄는 실제로는 없는 죄명이며, 이를 근거로 합의금을 요구하는 것은 공갈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한 변호사 역시 "상대방은 고소나 합의금을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는 공갈범, 즉 '헌터'로 보인다"며 "요구에 응하지 말고 일상을 되찾으라"고 조언했다.


경찰 출신인 최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는 "실제 미성년 피해자라면 직접 만남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보이스톡 거부, 채팅방 퇴장 후 재입장 등은 전형적인 협박형 사기범의 수법"이라고 분석했다.


진짜 법은 '아청법'…'성적 착취 목적' 입증이 관건


사기범들이 언급한 '성착취목적대화죄'는 없지만, 비슷한 처벌 조항은 존재한다. 바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15조의2(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 목적 대화 등)이다. 이 법은 19세 이상 성인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에게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성적 대화를 하거나 성매매를 유인할 때 적용된다.


법조계에서는 전체 대화 맥락상 성적 착취 목적이 명확하지 않고, 대화가 단발성으로 끝났으며, 무엇보다 상대가 실제 미성년자인지조차 불분명해 실제 범죄 성립은 쉽지 않다고 분석한다.


"문제될 발언" vs "공갈 미수"…변호사들의 명쾌한 대응법


그렇다면 이런 협박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절대 돈을 보내거나 직접 만나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오승윤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는 먼저 문제의 발언에 대해 법리적 검토를 내놨다. 그는 "'괜찮으면 한번 하던가'라는 발언 자체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 변호사는 곧바로 현실적인 대응법을 제시했다. 그는 "이런 협박을 받으면 상대방과 추가 접촉을 즉시 중단하고 대화 내용 등 증거를 보존해야 한다"며 "오히려 상대방의 행위가 공갈미수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김일권 변호사(변호사 김일권 법률사무소)는 한발 더 나아가 "먼저 상대방을 사기 및 공갈 혐의로 형사고소해 처벌하고 협박을 금지시킬 수 있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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