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차값 '뚝', 보험사는 70만원대만 준다는데…실제 손해액 다 받을 수 있나요?
사고로 차값 '뚝', 보험사는 70만원대만 준다는데…실제 손해액 다 받을 수 있나요?
수리비 720만원대 나왔지만 약관상 보상은 일부…'주요 골격' 다쳤다면 소송으로 더 받을 수 있다

보험사 약관은 법적 구속력이 없으므로 소송을 통해 실제 손해액 청구가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최근 100% 상대방 과실로 교통사고를 당한 A씨. 출고한 지 2년 8개월 된 자신의 싼타페 신차는 수리비만 720만 원대가 나올 정도로 크게 파손됐다.
A씨의 걱정은 수리 후다. 사고 이력 때문에 중고차 값이 크게 떨어질 게 뻔하지만, 상대방 보험사는 약관을 내세워 수리비의 10% 수준인 70만 원대만 격락손해(시세하락손해)로 보상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A씨는 이 금액만 받고 감수해야 할까? 보험사 약관을 넘어서는 실제 차량가치 하락분을 모두 보상받을 방법은 없을까?
리어패널·사이드멤버까지 손상…보험사가 말하는 '70만원대'의 의미
A씨의 차량은 후방 추돌사고로 리어패널과 백도어(트렁크)를 교환하고, 좌우 리어 쿼터패널과 사이드멤버, 트렁크 플로어까지 판금 수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리 견적은 총 720만 원대에 달했다.
문제는 격락손해다. 통상 자동차보험 약관은 출고 2년이 넘은 차가 사고로 수리를 받을 경우, 수리비가 차량 가액의 20%를 넘어야만 수리비의 10%를 격락손해로 지급한다.
A씨 차량은 사고 전 시세가 3000만 원대 후반에서 4000만 원 수준. 수리비가 차량가액의 20%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고, 설령 지급된다 해도 보상액은 70만 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차량의 주요 골격까지 다쳐 실제 가치 하락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말이다.
변호사들 "보험사 약관, 법원 구속 못 해…실제 손해 입증하면 추가 청구 가능"
결론부터 말하면, A씨는 보험사의 약관과 무관하게 실제 발생한 손해액을 청구할 수 있다. 변호사들은 보험사의 지급 기준이 법원의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대법원도 보험사의 약관상 지급기준이 법원의 손해액 산정을 구속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판단하고 있다"며 "차량 손상 정도가 중하다면 민사소송을 검토할 실익이 있다"고 밝혔다.
법적으로도 자동차의 주요 골격 부위가 파손되는 중대한 손상이 발생하면, 수리를 마치더라도 원상회복이 안 되는 부분이 남아 가격 하락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통상의 손해로 본다. A씨 차량의 경우 리어패널, 리어 사이드멤버, 트렁크 플로어 등이 차체 주요 골격에 해당해 추가 청구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백천공동법률사무소 박영빈 변호사는 "약관의 시세하락 지급기준은 보험사가 지급액을 정하는 기준일 뿐, 법원이 실제 손해액을 산정할 때 그 기준에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소송 실익, '감정 비용'과 '추가 보상액' 따져봐야
다만 변호사들은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경제적 실익을 신중히 따져볼 것을 조언했다.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유수 유수빈 변호사는 "핵심은 '받을 수 있느냐'보다 '소송해서 실제로 남는 금액이 얼마냐'"라며 "승산이 있어도 경제성이 낮으면 보험사 재협상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격락손해 소송에서는 실제 가치 하락분을 입증하기 위한 전문 감정이 필수적인데, 이 감정 비용이 변수다.
법무법인 시티 이지훈 변호사는 "법원 감정 예납 비용은 통상 100만~300만 원 수준"이라며 "청구액과 감정비·소송비를 비교해 실익을 따져본 후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 역시 "예상 추가 인정액이 감정비·인지송달료·변호사비용에 비해 크지 않다면 소송 실익이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송 전 '이것'부터 챙겨야
소송을 결심하기 전,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변호사들은 협상과 소송에 필요한 증거를 철저히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도진 배한진 변호사는 "최종 수리 내역서, 수리 전·후 사진, 사고 당시 차량가액과 주행거리 자료, 보험사의 지급 내역을 확보해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차량 가치 평가나 법원 감정을 통해 실제 중고차 가격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소송의 핵심이다.
법무법인 한강 김전수 변호사는 "보험사의 약관상 지급액을 최종 합의로 확정하기 전에 추가청구권을 포기하는 문구가 있는지 특히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섣불리 합의했다가 더 큰 손해를 청구할 기회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리가 끝나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전문가의 사적 감정을 받아보고, 이를 근거로 보험사와 재협상을 시도한 뒤, 협상이 결렬되면 소송 실익을 따져 소를 제기하는 순서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