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사기 중고차 판매조직은 '범죄집단'"⋯형법 개정 후 '범죄집단' 첫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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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사기 중고차 판매조직은 '범죄집단'"⋯형법 개정 후 '범죄집단' 첫 인정

2020. 08. 20 12:38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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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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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집단' 법리 첫 설시⋯박사방 재판에도 영향 있을 듯

조직적으로 허위매물 사기를 저지른 중고차 판매조직은 조직폭력배와 같은 '범죄집단'이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셔터스톡

조직적으로 허위매물 사기를 저지른 중고차 판매조직은 조직폭력배와 같은 '범죄집단'이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은 20일 "사무실을 두고 직책과 역할 등을 정해 중고차 사기 범행을 저지른 일당은 범죄집단"이라면서 사건을 2심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2심은 이들 일당의 불법성을 인정하면서도 "범죄집단은 아니다"고 판결했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런 2심 판결이 잘못됐으니, 다시 재판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범죄집단이 인정된 건 법 개정 후 처음 있는 일이다. 2심에서 징역 1년 4개월형을 선고받은 이들 일당은 이날 대법원의 결정으로 형량이 상당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지역서 유명했던 중고차 판매 '큰 손'

판결문에 따르면 A(25)씨는 인천지역에 자리 잡은 중고차 판매 업체의 대표로, 지난 2016년 1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조직적인 중고차 사기 범행을 주도했다. 이들은 범행을 위한 별도의 사무실까지 얻어두고 80여명을 고용해 사기를 저질렀다.


이들을 수사한 검찰은 "사무실에 근무한 직원들의 수, 직책 및 역할 분담, 범행수법, 수익분배 구조 등에 비추어 볼 때 형법상 '범죄를 목적으로 한 집단'에 해당한다"며 형법 제114조를 적용했다. 범죄집단으로 인정해 강하게 처벌해달라는 주문이었다.


"범죄집단으로 볼 수는 없다"는 1⋅2심⋯검찰, 포기하지 않고 대법원까지

하지만 앞서 열린 1심과 2심은 검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이 사기를 저지른 건 맞지만 범죄집단으로까지 볼 수는 없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상호 간 친분을 바탕으로 개별적 팀으로 결성됐을 뿐, 복종체계를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중고차 판매 사이트에 허위 매물을 올리고 소비자를 속인 일당을 직접 인터뷰한 유튜브 방송 캡쳐. 해당 방송에서 허위 딜러는 "변호사를 사면 된다"며 당당하게 나왔다. 해당 영상은 기사와 관련 없음. /유튜브 ‘미도카TV’


검찰은 이에 불복하고 사건을 대법원으로 가져갔다.


대법원은 이 사건이 진행된 과정에 주목했다. 일단 여러 사람이 중고차 사기를 친다는 '공동의 목적' 아래 조직을 꾸린 점이 있다고 인정했다. "공동목적 아래 대표, 팀장, 출동조, 전화상담원 등 역할분담에 따라 행동했다"며 "사기 범행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체계를 갖춘 결합체로 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판결은 형법이 2013년 4월 5일 개정된 이후 '범죄집단'에 관한 법리를 처음으로 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동일한 혐의가 적용된 '박사방' 일당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검찰은 '박사방' 피의자들을 '범죄집단'으로 규정해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었다.


'범죄집단' 인정되면 뭐가 달라지나? 일당 83명 전체 형량 올라가

앞으로 다시 열리게 될 파기환송심에서는 무엇이 달라질까. 일단 이들 일당 83명의 형량은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형법 제114조(범죄단체 등의 조직)의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이 조항은 아무리 범죄단체의 말단이라도, 엄중하게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법 조항이다. 특정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뭉친 사람들이라면, 범죄 구성원 모두에게 해당 범죄의 형량을 똑같이 적용한다. 살인을 저지르기 위해 모인 범죄집단이라면, 말단 구성원들에게도 모두 살인죄를 적용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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