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대생'이라고 속이고 과외…아이 성적 올랐으면 괜찮은 거 아닌가요?
'S대생'이라고 속이고 과외…아이 성적 올랐으면 괜찮은 거 아닌가요?
거짓 학력으로 과외 수업료 받았다면, 사기죄에 해당

방학 기간, 용돈을 벌기 위해 과외 자리를 알아보던 S대생. 그러다 한 학생 부모가 "우리 아이도 서울대에 보내고 싶다"며 그에게 자녀의 영어·수학 과외를 맡겼다. S대가 서울대인 줄 알았던 것. 이후 S대생에게는 예상 못 한 일이 벌어졌다. /셔터스톡
서울의 한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A씨. 방학을 이용해 용돈을 벌어볼 심산으로 과외 자리를 알아봤다. 그러다 'S대생'이라는 말에, 한 학생의 부모와 연락이 닿았다. B학생의 부모는 고등학생인 자신의 아이의 영어와 수학 과외를 맡아주길 바랐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도 꼭 서울대를 가고 싶어 한다"는 말과 함께였다.
A씨는 당황스러웠다. A씨가 다니는 학교는 서울대를 다니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결에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B학생을 맡게 됐다. 따로 수능 성적표나 재학증명서를 요구하진 않아서 그렇게 넘어갔다. 이후 A씨의 과외를 받은 B학생은 다행히 성적이 많이 올랐다. 그러자 과외 소개 문의도 잇따랐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됐다. 다른 학생을 소개받아 과외를 시작하게 됐는데, 해당 학생의 부모가 재학증명서를 요구한 것이다. A씨는 이 일로 B학생의 부모에게 학교를 속인 것이 들킬까 봐 겁이 난다.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의도한 것도 아니고 B학생의 성적도 올랐으니 '크게 문제가 안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학교를 속이긴 했지만, 말뿐이었고 재학증명서 등을 위조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A씨의 경우 사기죄로 처벌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큰 문제가 아니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우선, 사기죄(형법 제347조)는 ①사람을 기망해 ②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사람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 A씨의 경우 허위 학력으로 과외를 하게 됐고(①), 그 대가로 과외비(②)를 받았으니 사기죄의 성립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것이다. A씨가 맡았던 B학생의 성적이 올랐다는 것은 향후 유리한 양형으로 고려될 수는 있으나, 사기죄 성립과는 별개의 문제다.
법률사무소 청향 정석영 변호사는 "과외를 결정할 때 선생님의 학력은 상당히 중요한 고려 요소"라며 "이 부분을 속였다면 사기에 해당할 수는 있다"고 짚었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조대진 변호사도 "학력을 속이고 과외를 한 것은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재학증명서 등을 위조하지 않은 것이다. A씨가 만약 서울대의 재학증명서 등을 위조했다면 벌금형이 아닌 무조건 징역형이 선고될 수밖에 없었다. 서울대와 같이 국·공립학교의 경우, 재학증명서 등은 사(私)문서가 아닌 공(公)문서로 인정된다. 이 때문에 서울대 재학증명서 등을 위조했다면 공문서위조 혐의가 적용된다. 형법 제225조에 따라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