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망신" 수술복 입고 임산부석 앉은 의사…처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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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망신" 수술복 입고 임산부석 앉은 의사…처벌 가능할까

2025. 09. 05 10:4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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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복 외부 착용, 의료법상 행정처분 가능

임산부석 착석 자체는 처벌 규정 없어

수술복을 입은 채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의사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수술복을 입은 채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있는 의사의 사진 한 장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의사 망신"이라는 동료 의사들의 비판부터 "지나친 마녀사냥"이라는 옹호까지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상황. 법의 잣대로 본다면, 이 의사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사건의 발단은 의사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이었다. 사진 속 남성은 수술복 차림으로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휴대폰을 보고 있었고, 옆자리에는 자신의 가방을 놓아두었다. 이 게시물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해당 의사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방 종합병원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분노하는 지점은 두 가지다. 첫째, 비임산부가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다는 점. 둘째, 각종 오염물에 노출될 수 있는 수술복을 입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는 점이다.


임산부 배려석 착석, 법 아닌 배려의 영역

임산부가 아닌 사람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는 행위 자체를 처벌할 법적 근거는 현재로서는 없다. 임산부 배려석은 법적 강제성이 없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설치 등에 관한 조례를 두고는 있지만, 이는 주차장에 한정되며 대중교통 좌석 이용을 강제하는 규정은 아니다. 따라서 이 의사가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행위만으로는 처벌을 내릴 수 없다. 이는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사법적 판단의 대상은 아니라는 의미다.


문제는 수술복…의료법상 행정처분 가능

하지만 수술복을 입고 병원 밖을 돌아다닌 행위는 문제 소지가 있다. 직접적인 처벌 규정은 없지만, 의료법상 '의료인의 품위 손상 행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법 제66조는 의료인이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했을 때 보건복지부 장관이 1년 범위에서 면허 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규정한다.


수술복은 병원 내 감염 관리를 위해 외부와 엄격히 분리돼야 하는 의료용 의복이다. 이런 수술복을 입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병원 내 세균을 외부로 퍼뜨리거나, 외부 오염물질을 병원 안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


이러한 행위는 의료인으로서 위생 관념이 부족함을 드러내고, 나아가 의료인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품위 손상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만약 보건복지부가 조사를 거쳐 품위 손상 행위로 판단한다면, 해당 의사는 면허 자격정지와 같은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의사'라는 신분, 가중처벌 요소 될까?

의사라는 신분이 처벌을 더 무겁게 만드는 가중처벌 요소가 될까? 이번 사안은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니므로 가중처벌을 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바로 그 의사라는 신분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없는 특별한 법적 잣대가 적용된다. 앞서 언급한 의료법상 '품위 손상 행위'에 따른 행정처분이 그것이다.


일반인이 수술복 디자인의 옷을 입고 임산부석에 앉았다고 해서 면허가 정지될 일은 없지만, 의사는 다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만큼, 법은 의료인에게 더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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