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기게 만들고 싶었다"… 잠든 아내에 끓는 물 부은 남편
"못생기게 만들고 싶었다"… 잠든 아내에 끓는 물 부은 남편
"다른 남자 만날까 봐"
빗나간 소유욕이 부른 참극
법조계 "끓는 물은 '위험한 물건' 특수상해죄 적용 유력

화상 입은 태국인 아내 /연합뉴스
잠자던 태국인 아내의 얼굴에 끓는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힌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얼굴을 망가뜨려 다른 남자를 못 만나게 하려 했다"는 엽기적인 범행 동기가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해당 남성에 대한 법적 처벌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특수폭행 혐의 등으로 4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사건은 지난 3일 정오 무렵, 의정부시 호원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A씨는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태국인 아내 B씨(30대)의 얼굴에 끓는 물을 부은 혐의를 받는다.
"내 곁 떠날까 봐"… 끔찍한 범행의 전말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직후 화상을 입은 B씨를 서울 성동구의 한 화상 전문병원으로 데려갔다. 그러나 병원 측이 B씨의 상태를 보고 폭행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A씨는 경찰 진술에서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날까 봐 얼굴을 못생기게 만들고 싶었다"며, 아내가 자신을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B씨의 지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리고, 태국 현지 언론이 이를 보도하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타니 쌩랏 주한 태국대사가 지난 8일 병원을 찾아 위로를 전하는 등 외교적 문제로도 비화될 조짐이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증거관계를 확인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끓는 물'은 법적으로 '흉기'… 특수상해죄 적용 무게
수사기관과 법조계는 A씨의 행위에 대해 단순 폭행이 아닌 '특수상해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형법상 특수상해(제258조의2)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을 다치게 했을 때 성립한다.
핵심 쟁점은 '끓는 물'을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법원은 일관되게 끓는 물을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해왔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끓는 물이 담긴 컵라면 용기를 던져 피해자에게 화상을 입힌 사건(2020고합287)에서 이를 위험한 물건으로 간주해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단순히 물을 뿌린 행위(폭행)를 넘어, 끓는 물을 이용해 피부 조직을 손상(상해)시켰기 때문에 법정형이 더 무거운 특수상해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수상해죄는 벌금형 없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징역형 vs 집행유예… 법원의 판단 기준은?
A씨의 예상 형량은 어떻게 될까. 법조계는 죄질이 불량하여 실형 선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못생기게 만들고 싶었다'는 계획적인 범행 동기와 무방비 상태인 잠든 피해자를 공격했다는 점은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광주고등법원은 끓는 물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가혹행위를 하여 심각한 상해를 입힌 유사 사건(2021노68)에서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하며 그 잔혹성을 엄중히 꾸짖은 판례가 있다.
다만, A씨가 범행 후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간 점, 그리고 향후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가 변수다. 실제로 끓는 물을 이용한 범죄라도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고 처벌불원 의사가 있을 경우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례(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0고합287)도 존재한다.
법률 전문가는 "범행의 잔혹성과 계획성, 피해의 중대성(얼굴 화상)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징역 1년 6월에서 2년 6월 수준의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피해 회복 노력과 합의 여부가 최종 형량을 가를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피해자 B씨는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따라 구조금 및 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주한 태국대사관 측도 법률 및 통역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