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문 열자마자 돌아섰는데… 1년 뒤 성매매 혐의 '날벼락'
모텔 문 열자마자 돌아섰는데… 1년 뒤 성매매 혐의 '날벼락'
여성 "대금 받았다" vs 남성 "성관계 안 했다"

성매매 약속을 잡고 모텔에 갔다가 불쾌한 환경에 돌아선 남성. 여성에게 차비 2만원만 보내고 돌아왔지만, 이후 여성의 신고로 성매매 혐의로 입건됐다. /셔터스톡
1년 전, A씨는 랜덤채팅 앱에서 성매매 약속을 잡았다. A씨는 약속 장소인 모텔로 향하기 전, 근처 현금지급기에서 빳빳한 지폐 15만원을 인출했다.
하지만 모텔 방문을 연 순간, 모든 기대는 산산조각 났다. A씨의 코를 찌른 것은 지독한 담배 냄새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쉰내였다. A씨의 눈앞에 서 있는 여성의 모습 또한 앱에서 본 사진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성관계를 할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진 A씨는 상대의 시간을 빼앗았다는 미안함, 그리고 혹시라도 험한 상황에 처할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차비 명목으로 2만원을 여성의 계좌로 이체했다. 성매매를 위해 뽑았던 현금 15만원은 이틀 뒤, 그의 통장에 고스란히 다시 입금됐다.
성관계 없었으니 무죄? 법의 저울은 진술 무게를 잰다
A씨의 평온을 깨뜨린 것은 경찰 단속에 적발된 성매매 여성이었다.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A씨와 성매매를 했고, 현금과 계좌이체를 합쳐 대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진술과 A씨가 보낸 ‘2만원 이체 내역’을 결정적 증거로 보고 A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은 ‘실제 성적 행위가 있었는가’다. 성매매처벌법(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은 금품을 주고받거나 약속하고 ‘성교행위 또는 유사 성교행위’를 했을 때 성립한다. 돈을 건넸더라도 실제 행위가 없었다면 범죄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단순히 성매매를 시도했더라도 실제 행위가 없었다면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15만원 재입금 내역, 구원 동아줄 될까
A씨에게 불리한 증거는 명백해 보인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A씨가 가진 반박 증거의 힘이 더 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씨를 구원할 동아줄은 바로 ‘15만원 현금 인출 및 재입금 내역’이다.
법무법인 나침반 송영인 변호사는 “여성 주장대로라면 15만원을 인출한 뒤 굳이 2만원만 이체하고 나머지를 현금으로 줬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부자연스럽다”며 “성매매 대가로 뽑은 15만원이 고스란히 다시 통장에 들어간 내역은 A씨 주장에 강력한 힘을 싣는 객관적 증거”라고 분석했다.
결국 A씨가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서는 이 금융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얼마나 논리적이고 일관되게 설명하느냐에 달렸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모텔에 갔으나 환경이 너무 불결해 성관계를 포기했고, 미안한 마음에 2만원만 주고 나왔다는 사실관계를 경찰 조사 초기부터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진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