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옷도 안 입고 '딸이나 조짐'"…남자 대학 동기끼리 한 농담, 통매음 처벌될까?
"나 옷도 안 입고 '딸이나 조짐'"…남자 대학 동기끼리 한 농담, 통매음 처벌될까?
기숙사 1인실 쓴다는 친구에게 보낸 메시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기숙사에서 룸메이트 없이 혼자 방을 쓰게 된 친구 A씨. 이 소식을 들은 동기 B씨는 A씨에게 메신저로 농담을 건넸다.
B씨는 "나도 옷 안 입고 있다"거나 "아침, 점심, 저녁으로 소리 틀고 '딸이나 조진다'(자위행위를 뜻하는 비속어)''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두 사람은 약 1년간 별다른 문제 없이 학교생활 이야기를 나누며 지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B씨는 과거의 농담이 문제가 될까 걱정에 휩싸였다. 남성 동기 사이에 나눈 이 대화가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로 처벌받을 수도 있을까?
"사실상 자취"라는 말에 "딸이나 조짐"…1년 지나 터진 걱정
A씨와 B씨는 대학교 동기 사이다. 최근 A씨가 "기숙사인데 운 좋게 룸메이트 없이 1인실로 배치됐다. 사실상 자취다"라는 취지로 말하자, B씨는 "나도 옷 안 입고 있다", "아침, 점심, 저녁 소리 틀고 딸이나 조짐"이라고 답했다.
B씨는 성적인 의도 없이 순전히 농담으로 한 말이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그 후로도 약 1년간 평소처럼 학교 수업 이야기를 나누며 화목하게 지냈다.
하지만 뒤늦게 B씨는 자신의 발언이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졌다. 성적 욕구를 만족시킬 목적이 없었으니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처벌 가능성을 떨치지 못했다.
변호사들 "처벌 가능성 낮다"면서도…"맥락이 전부"
변호사들은 B씨의 사례가 통매음으로 처벌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고 덧붙였다. 발언의 '맥락'과 '성적 목적'이 없었다는 점을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이나 글 등을 상대에게 보냈을 때 성립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는 "보내주신 대화 내용은 통매음에 해당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봤다. 허 변호사는 "동기 사이의 농담조 대화에 불과하고 성적인 비하나 음란한 의도가 전혀 없다"며 "대화의 맥락상 성적 목적이 전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불기소(무혐의) 처분으로 마무리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법무법인 한강 김전수 변호사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변호사는 "'딸이나 조짐'과 같은 표현은 성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 수사기관이 단순한 농담으로만 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적 욕구가 없었다는 주장만으로 자동으로 불기소되는 것은 아니며, 대화 전체 맥락과 두 사람의 관계 등이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섣부른 합의는 금물…'농담' 입증할 대화 전체 보존해야
변호사들은 혐의 성립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섣불리 합의를 시도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지금 단계에서 바로 합의를 제안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고소가 실제로 접수되었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합의를 꺼내면 오히려 혐의를 인정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응의 핵심은 '성적 목적 없는 농담'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대화의 일부가 아닌 전체 맥락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변호사들은 강조했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윤승진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대화의 전체적인 맥락을 본다"며 "이후 1년 동안 화목하게 지냈다는 점은 당시 발언이 성적 희롱이 아닌 친밀한 사이의 농담이었음을 증명하는 매우 중요한 유리한 정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해당 대화가 포함된 전체 대화 기록을 삭제하지 말고 모두 백업하고, 조사 시 성적 목적이 없었음을 논리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