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 아이일까 봐” 갓 태어난 아기는 싸늘하게 식어 의류수거함에 버려졌다
“전 남친 아이일까 봐” 갓 태어난 아기는 싸늘하게 식어 의류수거함에 버려졌다
친모 2심도 징역 4년

출산 직후 아기를 90분간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갓 태어난 아기를 90분간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출산 직후 겪었을 친모의 극심한 혼란을 인정하면서도, 생명에 대한 책임을 외면한 죄는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전 남친 아이일까 봐”
비극은 2023년 충남 당진시, A씨가 남자친구의 집에서 홀로 여자아이를 출산하며 시작됐다. 축복이 됐어야 할 탄생의 순간은 A씨에게 공포와 혼란으로 다가왔다.
갓 태어난 아기가 현재 교제 중인 남자친구가 아닌, 전 남자친구의 아이일 수 있다는 의심이 A씨의 이성을 마비시킨 것이다.
A씨는 병원에 연락하거나 아기를 보호할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연약한 숨을 내쉬는 아기를 그대로 둔 채 약 90분의 시간이 흘렀고, 아기는 결국 싸늘하게 식어갔다.
A씨는 숨진 아기를 의류수거함에 유기했다.
뒤늦은 자백, 감형 ‘만능 열쇠’ 아니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임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다 갑작스러운 출산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져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 점”을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범행 경위와 결과, 범행 후 정황 등을 볼 때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실형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형이 무겁다며,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쌍방이 항소했다.
항소심 과정에서 A씨는 1심과 달리 ‘살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자백하며 선처를 구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대전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진환)의 판단은 단호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장은 원심에서 충분히 심리됐고, 당심에서 살해 고의를 자백한 것을 양형 조건을 바꿀 만한 의미 있는 사정 변경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뒤늦은 자백이 감형의 조건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순간의 비이성적 판단이 앗아간 어린 생명의 무게 앞에, 법원의 저울은 결국 책임 쪽으로 기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