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폭행에 분노한 아빠, "경찰 지인 많다, 합의금 안 주면 감방행" 결국...협박범 됐다
딸 폭행에 분노한 아빠, "경찰 지인 많다, 합의금 안 주면 감방행" 결국...협박범 됐다
"합의금 다달이 분납해라, 안 주면 교도소"
빗나간 부성애에 벌금 200만 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너네 오늘 저녁에 바로 (유치장) 들어간다. 소장 날아간다."
자신의 딸이 또래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 A씨.
분노를 참지 못한 그는 가해 학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법의 심판'을 예고했다. 하지만 그 방식이 문제였다.
"경찰서에 아는 사람이 많다",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감방에 보낸다"는 식의 으름장은 단순한 경고를 넘어섰고, 결국 피해자의 아버지가 피고인석에 서게 되는 기막힌 반전을 불러왔다.
"합의금 다달이 분납해라"… 빗나간 부성애가 부른 화근
사건의 발단은 A씨의 딸이 미성년자인 B, D 등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면서 시작됐다. 딸의 피해 사실에 격분한 A씨는 가해 학생들에게 직접 연락해 합의를 종용하기 시작했다.
A씨는 학생 B에게 전화를 걸어 "합의금을 안 주면 유치장에 넣어버리겠다"며 "너는 보호관찰 받고, 네 친구는 '곱빼기'로 산다"고 위협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합의를 빨리 보지 않으면 오늘 저녁에 바로 들어간다"며 즉각적인 신병 구속이 이루어질 것처럼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 다른 가해 학생 D에게는 자신의 인맥을 과시하기도 했다. A씨는 "경찰서에 아는 사람이 많다"며 "추석이 끝나면 바로 법원에서 유치장으로 가야 하는 송장이 날아갈 것"이라고 압박했다.
특히 금전적인 요구도 구체적이었다.
그는 "합의금을 구하도록 하라. 다달이 분납해라"고 지시하며, "그게 지켜지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교도소를 들어가야 한다. 고발하면 또 구속당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사실상 '돈을 주지 않으면 감옥에 보내겠다'는 최후통첩이었다.
결국 A씨는 가해 학생들을 상대로 공포심을 일으켜 합의금을 받아내려 했다는 혐의(협박)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였던 딸을 대신해 나선 아빠가 한순간에 '협박범'이 된 것이다.
"부모 심정 이해하지만…" 법원이 '유죄' 선고한 결정적 이유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단지 합의를 독촉하고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기 위해 다소 거친 표현을 썼을 뿐, 실제로 해악을 가할 의도(협박의 고의)는 없었다는 주장이었다. 딸이 맞고 들어온 상황에서 부모로서 할 수 있는 항의였다는 취지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냉정했다. 1심은 A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고, 항소심 재판부(창원지방법원 제3-3형사부) 역시 A씨의 항소를 기각하며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A씨의 발언이 단순한 항의나 감정적인 욕설을 넘어선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라고 판단했다.
미성년자인 피해자들에게 "유치장이나 교도소에 보내겠다", "경찰서에 지인이 있다"라고 말한 것은 객관적으로 피해자들이 공포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다.
특히 법원은 '권리 구제 수단'의 한계를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자녀가 폭행을 당해 권리 구제가 필요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손해배상청구 등 정상적인 법적 절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구속시키겠다는 식으로 집요하게 겁을 준 행위는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화될 만한 긴급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결국 '내 자식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시작한 행동이었지만, 법적 테두리를 벗어난 과도한 사적 제재는 도리어 전과가 남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