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받지 않은 불필요한 검사 하며 환자 성추행·불법촬영한 대학병원 의사, 징역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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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받지 않은 불필요한 검사 하며 환자 성추행·불법촬영한 대학병원 의사, 징역 5년

2022. 06. 16 08:45 작성
조하나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on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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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인턴으로 일하던 중 20대 여성 환자 대상 성범죄

"정당한 진료행위였다" "조울증으로 기억 안 난다" 주장했지만

법원 "성적 목적이 있는 추행⋯재범 위험 높아 보여" 징역 5년

고열과 근육통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에게 검사를 명목으로 성추행한 전 대학병원 인턴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셔터스톡

20대 여성 환자를 성추행하고 불법촬영한 전 경북대 병원 응급실 수련의(인턴)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방법원 제8형사단독 이영숙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더불어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수강,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사건은 지난 2020년 12월 발생했다. 피해자인 B씨는 당시 고열과 근육통 등으로 응급실을 찾았는데, 여기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던 A씨는 B씨에게 '검사'를 명목으로 환자를 성추행했다. 신체에 기구를 삽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무리한 대·소변검사를 반복했고, 이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이런 행위는 의료기록에도 남지 않았고, 주치의 처방도 없는 단독 행동이었다.


경북대는 이 일로 A씨를 파면 조치했지만, 지난 1월 그가 경기도의 한 병원에 다시 취업해 여전히 의료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의사로서 능력 향상을 위해 했던 일" 주장했지만⋯징역 5년

성폭력처벌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카메라 이용 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하지만 그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실시한 검사와 촬영 모두 의사로서의 직무능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한 "조울증을 앓고 있어 당시 상황이나 판단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 부장판사는 그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불필요했던 소변검사에 대해 A씨는 "소변 색깔과 거품 유무 등을 확인해 의사로서의 지식을 쌓기 위해 추가 소변검사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부장판사는 A씨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추행의 목적으로 여러 번의 무리한 검사를 행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불법촬영에 대해서도 A씨는 "진료 기록에 반영하고 검사 과정을 학습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이 부장판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수련의인 A씨의 경우, 검사 과정을 진료 기록에 첨부할 필요가 없다"며 "또한 A씨가 환자에게 사전 설명이나 동의도 없이 촬영한 점 등으로 봤을 때 성적인 목적이 있는 행위"라고 봤다.


A씨가 한 대부분의 행위에 대해 정당하고 정상적인 의료행위가 아닌 성적목적을 가진 추행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대학병원 수련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전공의 또는 주치의에게 보고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환자에게 검사를 시행한 점 △피해자 B씨가 고통 호소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점, △향후 개원할 경우 재범의 위험성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해 징역 5년을 선고한다고 이 부장판사는 밝혔다.


한편 A씨가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구속되긴 했지만, 의사로서 일을 못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의료법에는 성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에 대해 면허 취소 규정이 없다. 현재 의료인에 대한 면허 취소 사유는 '마약 중독자', '면허 대여'와 같이 의료법 위반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만으로 규정돼 있다(의료법 제8조). 10년간 취업제한 명령이 나오긴 했지만, 그 이후엔 다시 의사로 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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