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째 돈 안 갚고 "다음에, 다음에"…'잠수'는 안 타는데 사기죄일까?
1년째 돈 안 갚고 "다음에, 다음에"…'잠수'는 안 타는데 사기죄일까?

지인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1년째 속앓이 중인 A씨. 그는 막상 돈을 갚기로 한 월급날이 다가오면 "다음 달엔 갚겠다"며 차일피일 미루는 식이다. 이에 사기죄로 형사 고소를 고민 중인 A씨. 그런데 신경 쓰이는 점이 하나 있다. /셔터스톡
"다음 달 월급 나오면 진짜 바로 갚을게."
약 1년 전, 지인에게 돈을 빌려준 A씨. 당시 지인은 "다음 달 월급날에 돈을 갚겠다"고 했지만, 벌써 1년째 돈은 갚지 않고, 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다. 월급일이 되면 "다음 월급날엔 진짜로 갚겠다"고 하는 식이다.
지칠 대로 지친 A씨는 그를 사기죄로 형사 고소하고 싶다. 그런데 막상 고소를 진행하려고 하니,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다. 그동안 지인이 연락을 안 받거나, 잠적한 적이 없다는 게 신경 쓰인다. A씨는 이런 상황 속에 지인에게 사기죄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단순히 돈을 빌린 후 갚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돈을 빌릴 때부터 이를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갚겠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A씨를 기망(欺罔·남을 속여 넘김)했다면, 그땐 형법상 사기죄(제347조)가 성립한다. 연락이 두절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이에 변호사들은 "A씨가 지인을 사기죄로 형사 고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저스트의 도형욱 변호사는 "변제 기일(돈을 갚기로 한 날짜)이 상당히 지났음에도 매번 변제 기일을 미룬다면, 애초 돈을 빌릴 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던 것으로 의심된다"며 "형사 고소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확신의 황성현 변호사도 "돈을 빌릴 당시, 속으로 급여를 받더라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면 사기죄가 성립한다"며 "1년이 넘도록 돈을 갚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고소가 가능하다"고 했다.
공동법률사무소 로진의 최광희 변호사의 의견 역시 비슷했다. "변제 기일이 다가오자 '돈을 갚을 수 없다'며 계속 미루는 것은 변제 능력에 대한 기망에 해당한다"며 "갚겠다고 말만 하면서 변제 일자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점에서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청출의 엄상윤 변호사도 "1년을 기다렸다면,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며 형사 고소 이후 합의 과정에서 돈을 돌려받는 방안을 조언했다.
또한 변호사들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방안도 물론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