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손님이 건물 입구서 '미끌'…배상 책임은 건물주에 있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가게 손님이 건물 입구서 '미끌'…배상 책임은 건물주에 있다?

2025. 12. 18 16:4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매장 외부 공용 공간에서 발생한 고객 안전사고의 법적 책임을 둘러싼 논란. 변호사 다수는 "사고 장소의 실질적 관리자인 건물주 책임"이라고 분석했으나, "전용 화장실로 가는 길이었다면 다툼의 여지 있다"는 소수 의견도 제기됐다.

가게 손님이 건물 공용 공간인 입구에서 넘어져 다쳤을 때, 법적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우리 손님인데…" 가게 앞 빙판길 사고, 사장님은 정말 책임이 없을까?


내 가게를 찾은 손님이 화장실을 가려다 건물 입구에서 미끄러져 다쳤다. 손님은 가게에 보상을 요구하고, 가게 주인은 건물주에 책임을 떠넘긴다.


가게 주인은 과연 이 사고에 책임이 없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사고가 발생한 '장소'의 지배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화장실 가다 '쿵'…사장님이 책임지세요" 억울한 자영업자


사건의 발단은 눈이 녹던 어느 날이었다. 한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매장의 손님이 외부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하려다 건물 입구에서 넘어졌다. 전날 내린 눈이 녹아 건물 위에서 떨어진 물을 밟고 미끄러진 것이다.


화장실은 해당 매장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공간이었지만, 사고가 난 건물 입구는 다른 입주자들과 함께 쓰는 공용 공간이었다.


다친 손님은 매장 측에 치료비 보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매장이 가입한 보험사는 "매장의 관리 책임 구역이 아니므로 보험 접수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자 손님은 개인적인 보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건물주는 "내 배상책임보험은 없으니, 당신 가게 손님 문제이므로 함께 합의금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황당한 상황에 놓였다.


법의 잣대는 '지배권'…변호사들 "공용 공간은 건물주 책임"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의 핵심을 '공작물 책임'으로 보고, 사고가 난 장소를 실질적으로 점유하고 관리할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따졌다. 민법 제758조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1차적으로 그 공작물의 '점유자'가, 점유자가 주의 의무를 다했다면 2차적으로 '소유자'가 책임을 진다고 규정한다.


대다수 변호사는 사고가 발생한 '건물 입구'는 매장 주인이 아닌 건물주의 관리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경태 변호사는 "건물 입구와 공용공간은 건물주의 관리책임 영역으로, 매장 측에 직접적인 관리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건물주가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책임이 매장으로 전가되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조대진 변호사 역시 "공용부분의 관리책임은 건물주에게 있는바 배상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거들었고, 박지영 변호사도 "고객이 넘어진 장소를 관리하는 자, 즉 건물주가 책임을 져야 할 듯하다"고 분석했다. 보험사의 조언처럼, 법적으로 매장 주인의 과실이 없으므로 합의나 보상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전용 화장실 가는 길, 다툼 여지 있다" 신중론도


하지만 다른 시각도 존재했다. 이희범 변호사는 "공작물 책임의 경우 1차적으로 점유자가 책임을 지게 된다"면서 "공용부라도 A씨 업장의 화장실로 사용되었으면 A씨에게 책임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손님이 '매장의 전용 시설'인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동선이었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 변호사는 "구체적으로 공작물 책임의 주체가 되는지는 구체적인 이용관계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비록 소수 의견이지만, 매장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시설의 범위와 그 접근 경로의 안전 확보 의무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에 대한 법적 다툼의 여지를 남긴 셈이다.


그렇다면 가게 주인의 올바른 대처는?


종합적인 법적 분석에 따르면, 매장 주인은 이번 사고에 대한 직접적인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보험사의 조언대로 섣부른 합의나 보상 요구에 응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섣불리 합의금을 지급할 경우, 법적 책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현명한 대응은 피해자인 손님에게 사고 장소의 관리 책임이 건물주에게 있음을 명확히 설명하고, 보상 주체를 바로잡아 주는 것이다. 동시에 건물주에게는 공용부분의 안전관리 소홀 책임을 통지하고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