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당했는데 가해자 변호사가 6명⋯피해자 "너무 불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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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당했는데 가해자 변호사가 6명⋯피해자 "너무 불안해요"

2019. 10. 31 14:29 작성
안세연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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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상태로 노래방과 모텔에서 성폭행당해

피해자 "당시 상황 기억나지 않는 게 너무 답답해요"

가해자는 로펌 통해 대규모 변호인단 구성⋯적절한 대응법은?

만취한 자신을 노래방과 모텔에서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가해자가 로펌을 통해 6명 규모의 변호인단을 꾸리면서 피해자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성범죄 피해자 A씨는 재판기일이 다가오자 불안하다. 만취한 자신을 노래방과 모텔에서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가해자가 로펌을 통해 6명 규모의 변호인단을 꾸리면서다. A씨는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 게 가장 답답하다고 했다. 합의할 생각은 전혀 없으나, 현재 증거는 가해자 타액과 DNA, 이동 장면을 비춘 CC(폐쇄회로)TV, 그리고 목격자 진술뿐이라고 했다.


A씨는 사건 직후 “아무 짓도 안 했다”라던 가해자가 재판에 이르러서야 본인 살길만 찾고 있는 게 원망스럽다. 직접 사과도 받지 못했다. “기억이 나지 않아 피해사실을 진술하지 못한 것이 가장 답답하다”며 지금이라도 추가 진술을 해야 하는지, 최면수사라도 받아야 하는 건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런 경우 A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다양한 성범죄 사건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 6명에게 자문해봤다.

"기억 못 하는 것, 불리한 상황 아냐⋯오히려 추가진술 신중해야"

변호사들은 우선 A씨가 사건에 연루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 뒤 자문을 시작했다. 6명 전원이 “가해자에게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전했다.


우선 A씨가 “가장 걱정”이라고 한 ‘기억이 나지 않는 것’에 대해 변호사들은 “그럴 수밖에 없다”며 “기억이 나면 오히려 그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가해자는 준(準)강간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혐의는 술에 취하는 등 의식이 없는 상태에 있는 사람을 성폭행한 경우 성립한다. 이 때문에 법률사무소 필승 김준환 변호사는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것만으로 불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DNA와 CCTV 등) 객관적인 증거가 존재하기 때문에 피해자인 A씨의 진술이 구체적이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고 했다.


아고라 법률사무소 김현용 변호사도 “오히려 억지로 기억해낸 진술이 사건 당시 기록과 불일치할 경우 혐의 입증에 불리하다”며 “추가 진술에 신중히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 역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던 기존의 진술을 유지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최면수사' 과연 도움이 될까? 변호사들의 의견은⋯

A씨가 고려하고 있는 최면 수사에 대해서는 “도움은 될 수 있으나, 결정적인 증거는 아니다”라는 의견이 많았다.


법률사무소 의담 박상우 변호사는 “시도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변호사 박네라 법률사무소’ 박네라 변호사는 “결정적인 증거는 되지 못한다”고 했다.


‘김기윤 법률사무소’의 김기윤 변호사도 “고려 가능한 방법이긴 하다”라며 의견을 같이했다.


사실관계 탄탄⋯ '준강간' 인정되면 초범이어도 "실형 가능성 높다"

김준환 변호사는 처벌 수위에 대해서 “준강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고, 인정되면 초범이어도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김현용 변호사도 “실형이 불가피한 사안으로 보인다”며 의견을 같이했다.


실제로 준강간죄는 강간죄와 마찬가지로 성범죄 중 가장 처벌 수위가 높다. 벌금형이 없고, 형량도 3년부터 시작한다.


가해자의 로펌 변호인단에 대해서는 변호사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변호인 6명? 변호사가 말하는 '대규모 변호인단'의 실체

변호사들은 A씨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면서 실무적인 조언도 전했다. 지속적인 재판 출석, 진행 상황 확인, 법리적인 주장을 담은 의견서와 증거 제출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의 로펌 변호인단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박네라 변호사는 “가해자의 변호사가 6명인 것은 로펌 특성상 변호사를 다수 등록하는 것”이라며 “실제 (사건을) 관리하는 변호사는 1명”이라고 밝혔다.


또한 변호사들은 “민사소송도 함께 진행하라”고 했다.


형사소송과 민사소송은 목적이 다르다. A씨가 앞둔 형사소송은 가해자에 대한 법적인 처벌을 구하는 절차고, 민사 소송은 가해자의 행위로 인해 A씨가 겪은 피해를 금전적으로 배상받는 절차다.


이 때문에 박상우 변호사는 “승소하면 가해자에게 변호사 비용까지 부담시킬 수 있다”며 “민사 소송도 함께 제기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준환 변호사도 “A씨의 경우 정신적, 물리적 피해에 대한 배상을 구할 수 있으니 반드시 민사 소송을 함께 걸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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