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라더니…' 재건축 계약, 알고보니 2주택자 '날벼락'
'1주택자라더니…' 재건축 계약, 알고보니 2주택자 '날벼락'
말 바꾼 중개인, 계약금에 위약금까지 받아낼 수 있나

재건축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하다는 중개인 말에 재건축 아파트 매매계약을 했으나, 매도인이 2주택자라 무산 위기다. /AI 생성 이미지
"조합원 승계에 문제없다"는 중개인 말만 믿고 재건축 아파트 계약을 마쳤지만, 뒤늦게 매도인이 2주택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조합원 지위 승계가 불가능한 치명적 변수다. 부동산은 말을 바꾸고 거액의 계약금은 허공에 뜰 위기다.
법조계는 계약 취소와 위약금 청구를 위해선 '결정적 증거' 확보와 '특약 조항'을 활용한 법리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없다" 믿고 계약…일주일 만에 뒤바뀐 진실
서울 소재 재건축 아파트의 '조합원 지위 승계'를 목적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한 A씨. 계약 당시 공인중개사는 "매도인이 1주택자라 조합원 승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장담했다.
A씨는 이 말을 굳게 믿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뒤 계약금을 건넸다. 그러나 평온은 단 일주일 만에 깨졌다. 중개인으로부터 "매도인이 사실 2주택자"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들은 것이다. 심지어 중개인은 "1주택자라고 설명한 적 없다"며 "2주택자여도 승계는 가능하다"고 말을 바꿨다.
계약의 근간이 흔들린 A씨는 계약 취소는 물론, 계약금과 위약금까지 돌려받을 수 있을지 변호사들에게 다급히 자문을 구했다.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2주택자'는 승계 불가 '치명타'
변호사들은 매물이 위치한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인지 여부가 운명을 가를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현재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용산구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어 있어 조합설립인가 이후 1세대 1주택자 요건을 갖춘 매도인의 매물만 승계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해당 지역 매물이라면 2주택자 매도인으로부터는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를 넘겨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 역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의 재건축 단지는 조합설립인가 후 양수인이 조합원 자격을 승계하려면, 매도자가 일주택자로서 일정 기간 소유 및 거주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등 엄격한 예외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계약서에 '조합원 권리·의무 승계'가 명시된 만큼, 승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은 계약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이행불능' 상태로 볼 수 있다.
계약금에 위약금까지 받으려면…'결정적 증거' 확보가 관건
A씨가 계약금을 온전히 돌려받고 위약금까지 청구하려면, 계약 파탄의 책임이 매도인이나 중개인에게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이푸름 법률사무소 이푸름 변호사는 "중개인이 해당 설명을 부인하고 있으므로 당시 대화 내용을 뒷받침할 증거 확보가 중요합니다"라고 조언하며, 대화 녹취나 문자 메시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만약 중개인의 허위 설명이나 매도인의 정보 미고지로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해졌다면, 계약서의 위약금 조항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동규 변호사는 "해당 조항에 따라 위반 당사자는 약정금을 위약금으로 지급하여야 하므로, 이미 지급한 계약금의 반환은 물론 계약금 상당액을 위약금으로 추가 청구하는 배액 배상이 법적으로 가능합니다"라고 분석했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확보된 증거와 특약 제4항을 바탕으로 매도인의 귀책사유를 논리적으로 입증하여 계약금 배액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청구하는 법리적 접근이 필요합니다"라고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법적 분쟁에 앞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매도인과 중개업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내용증명을 발송해 상대를 압박하는 것이 효과적인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