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선 도로에서 어두운 옷 입은 보행자가?...사망 사고 낸 운전자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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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선 도로에서 어두운 옷 입은 보행자가?...사망 사고 낸 운전자 '무죄'

2022. 06. 02 19:34 작성
박성빈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b.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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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중앙선 넘어 등장한 보행자 치어 죽게 한 피고인

재판부 "시야 어둡고, 중앙선 넘어 나오는 보행자 대비할 수 없었다"

어둑한 새벽, 인적 드문 8차선 도로에서 차량을 운전하다 보행자를 쳐 숨지게 만든 가해 운전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그런데 법원이 사망 사고에도 불구하고 이 운전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셔터스톡

해 뜨지 않은 새벽, 인적 드문 왕복 8차선 도로에서 차량을 운전하던 A씨가 한 보행자를 차로 치어 숨지게 했다.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내 사람을 치어 죽게 만들면, 5년 이하 금고(禁錮)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 사고를 낸 A씨 역시 이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그런데, 법원은 가해 운전자 A씨를 처벌할 수 없다고 결론을 냈다. 1심을 맡은 인천지법 형사11단독 정현설 판사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중앙선 넘어 무단횡단, 어두운 옷까지..."이런 것까지 예견 못 한다" 지적한 재판부

재판부가 무죄를 결정한 이유는 크게 2가지였다.


① 새벽 시간대라 주변 시야가 어두웠던 점

② 피해자가 8차선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무단횡단을 한 점


재판부는 "사고 시점이 일출 전으로 어두운 상태였고, 피해자도 비교적 어두운 옷을 입고 있었다"고 짚었다. 즉, 운전자인 A씨가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피해자를 친 게 아니라, 실제로 식별이 어려웠을 거라는 지적이었다.


또한, 8차선 도로 한복판에서 보행자가 중앙선을 넘어 등장하는 일 역시 예상이 불가능했을 것으로 봤다. "운전자가 이 같은 상황까지 예상해 운전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이 밖에 A씨가 속도위반 등 교통법규를 어긴 상황도 아니었다는 점도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됐다.


비슷한 판결은 지난 1월에도 있었다. 당시 청주지법은 무단횡단하던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자동차 운전자는 통상 예견되는 사태에 대비해 그 결과를 회피할 수 있을 정도의 주의 의무를 다하면 족하다"면서 "이례적인 사태 발생까지 대비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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