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서전 왜곡했다" 대필 작가와 소송전…법원은 작가 손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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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서전 왜곡했다" 대필 작가와 소송전…법원은 작가 손 들어줬다

2025. 10. 22 13:36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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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의뢰인 "작가가 나를 모욕"

계약 해지 통보 후 잔금 지급 거부

법원 "일방적 해지는 무효"

자서전 대필 작가에게 “내용을 왜곡했다”며 계약을 해지하고 집필료 지급을 거부한 의뢰인이 패소했다. /셔터스톡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한 권의 책으로 남기려던 B씨의 꿈은 법정 다툼으로 끝났다. B씨는 자신의 자서전 대필을 맡은 작가 A씨가 내용을 왜곡하고 자신과 가족을 모욕했다며 집필료 지급을 거부했고, 오히려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며 맞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작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베스트셀러 작가'라 믿고 맡겼는데…

사건의 시작은 B씨가 작가 A씨에게 자서전 집필을 의뢰하면서부터다. B씨는 A씨가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6개월 안에 책을 완성해주겠다는 말을 믿고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계약서상 집필 완료 시점은 2021년 11월 30일이었다.


그러나 집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B씨는 작가 A씨가 자신이 겪지 않은 일을 마음대로 넣거나 중요한 내용을 빠뜨렸고, 심지어 지명이나 등장인물 이름까지 바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급기야 "자신과 가족을 모욕하고 왜곡하는 내용을 넣을 것을 강요하며 욕설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B씨는 2020년 10월 3일, "더 이상 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며 A씨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약 1년 뒤, A씨는 "약속된 집필료 잔금 900만원을 지급하라"며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B씨는 "오히려 A씨의 기망행위와 채무불이행으로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5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맞소송(반소)으로 맞섰다.


법원 "마감 1년 전인데…성급한 계약 해지"

1심과 2심 법원의 판단은 같았다. 재판부는 B씨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작가 A씨에게 잔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B씨의 항소는 기각됐다.


재판부는 B씨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가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봤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계약 기간이 넉넉히 남아 있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집필계약에 따르면 원고(작가 A씨)는 2021년 11월 30일까지 자서전을 완성할 의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B씨가 계약 해지를 통보한 2020년 10월은 마감까지 1년 이상 남은 시점이었다. 따라서 "2020년 10월경 원고가 집필을 마치지 못했다는 사정이 의무를 불이행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둘째, 내용에 대한 불만은 수정이 가능한 문제였다. 재판부는 "원고는 피고가 작성한 초고를 토대로 자서전을 작성했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용의 누락, 과장, 왜곡 등의 문제는 추후 수정, 변경 등의 보완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즉, 자서전 내용에 대한 이견은 집필 과정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며, 이를 두고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의 채무불이행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B씨가 주장한 '베스트셀러 작가' 사칭 등 기망행위에 대해서도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기망행위를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결국 B씨의 계약 해지는 법적 효력을 인정받지 못했고, 이에 따라 잔금 지급 의무는 그대로 남게 됐다.


[참고] 수원지방법원 제7민사부 2022나78661(본소) 2022나78678(반소) 판결 (2024. 6. 19.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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