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이 반 토막" 내가 동의하지 않은 '임금피크제' 거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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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이 반 토막" 내가 동의하지 않은 '임금피크제' 거부할 수 있다

2019. 11. 22 12:2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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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동의 얻어 '임금피크제' 시행⋯월급 590만원→236만원

1·2심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라라" 결정했지만⋯대법원은 "원래대로 줘라"

회사가 노조의 동의를 얻어 '임금피크제'를 시행해도 이를 거부하는 근로자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회사가 노동조합 동의를 얻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더라도, 동의하지 않는 개별 근로자가 있다면 일방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개별 근로자와 맺어 놓은 근로계약이 새로 바뀐 취업규칙보다 우선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임금피크제 거부한 근로자, 회사의 선택은?

주식회사 〇〇레저타운의 근로자(1직급) A씨는 2014년 3월 기본 연봉 7090만원(월 기본급 590만원) 조건으로 회사와 연봉계약을 했다. 그런데 3개월 뒤 회사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았다며 취업규칙을 변경했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이다. 회사의 임금피크제 운용세칙은 정년이 2년 미만 남아 있는 근로자에게는 기준연봉의 60%, 정년이 1년 미만 남아 있는 근로자에게는 기준연봉의 40%를 지급하는 것으로 돼 있다. A씨는 2014년 9월 회사로부터 이러한 취업규칙 변경 내용을 통지받고, 자신은 임금피크제 적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회사는 같은 해 10월부터 A씨에 대해서도 임금피크제를 일괄 적용했다. 이에 따라 A씨의 월급을 8개월 동안은 정년이 2년 미만 남았다는 이유로 기본급의 60%(354만원)만 지급했다. 이후 2015년 7월부터 정년퇴임까지 1년간은 기본급의 40%(236만원)를 지급했다.


1·2심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라라" 결정했지만⋯달라진 대법원 판결

A씨는 이에 '회사가 기존에 맺은 근로계약대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청구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과 2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회사의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아 유효하게 변경된 만큼, A씨에게도 회사와 앞서 맺은 근로계약이 아니라 새로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된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지난 14일 대법원 제2부(재판장 김상환 대법관)는 원심을 파기하고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회사의 바뀐 취업규칙에 따라 자신의 근로계약을 변경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으므로, A씨의 연봉은 변경 취업규칙보다 유리하게 돼 있는 근로계약이 우선해 적용돼야 한다"며 "따라서 회사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이유로 A씨의 임금을 삭감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또한, 재판부는 "회사가 취업규칙 변경을 통한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과반수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았다 해도 A씨의 기존 근로계약은 유효하게 존속한다"고 부연했다.


적법하게 바뀌었지만 근로자에 불리한 취업규칙 vs. 근로자에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

1⋅2심과 대법원이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린 것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바뀐 취업규칙과 개별 근로계약 중 어느 것이 더 우선하는지'에 대한 판단 차이에 따른 것이었다.


근로기준법 제 97조는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해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가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규정을 따른다'고 돼 있다.


대법원 재판부는 "입법 취지를 고려해 이러한 근로기준법 97조를 달리 해석하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보다 유리하게 돼 있는 개별 근로계약 부분은 유효하며,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우선해 적용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는 과정에서 과반수 노조 등의 '집단동의'를 받았다 하더라도,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제4조에 정해 놓은 '근로조건 자유 결정의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기준법 제4조는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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