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리니 사과해라”...산재 인정받자 돌아온 회사의 ‘2차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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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리니 사과해라”...산재 인정받자 돌아온 회사의 ‘2차 가해’

2025. 09. 11 09:5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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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민사 모두 승소 가능성 높아...위자료 수천만 원 및 임금 손실 전액 청구 가능”

A씨는 선임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얻은 마음의 병으로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지만, 회사 관리자들은 되레 A씨의 사과를 강요하고 있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산재 인정받자 '네가 사과해'…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 대한 회사의 2차 가해


“네가 어리니까 사과해라.”

2년 간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얻은 마음의 병을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직장인 A씨에게 돌아온 회사의 첫 마디였다. 결국 A씨는 가해자와 회사를 상대로 법의 심판을 구하기로 했다.


A씨의 지옥은 2년 전 시작됐다. 직장 선임은 A씨에게 자신의 사적인 업무인 비닐하우스 판넬 제작을 2주간 강요하는 등 괴롭힘을 일삼았다. 급기야 지난 6월 28일, 선임은 “이 ×새끼야”라는 폭언과 함께 A씨의 손목을 강제로 잡아 끌고 “다이다이 하자(끝장을 보자는 의미의 속어)”며 위협했다. 이전에도 “야 뒤질래?”와 같은 협박은 반복됐다.


결국 A씨는 ‘중증도 우울에피소드’ 진단을 받았고, 이는 공적으로 ‘산업재해’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모두 인정받았다. 하지만 A씨를 더 절망시킨 것은 회사의 반응이었다. 한 관리자는 "가해자의 문제를 인지하고도 방치했다”고 시인하면서도, 사건 직후엔 오히려 피해자인 A씨에게 사과를 압박했다. 이후 회사는 A씨를 다른 부서로 보내는 ‘보복성 전보 조치’까지 단행하며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



“이 ×새끼야” 폭언·폭행, 가해자 처벌 가능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가해자에 대한 형사 처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태강의 조은 변호사는 “사적인 업무를 강요한 행위, 반복적인 욕설과 신체 접촉, 협박성 발언은 각각 강요죄, 폭행죄,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폭행죄는 상처가 없어도 신체에 물리력을 행사하면 성립하며, 협박죄 역시 상대방이 공포심을 느낄 만한 해악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인정될 수 있다.


입증 전략에 대해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당시 녹음, 문자, 목격자 진술 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산재 인정 사실은 법원에서 가해 행위와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강하게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라고 조언했다.


알고도 방치한 회사, 책임은 어디까지 물을 수 있나?


이번 사건은 가해자 개인의 일탈을 넘어, 조직적인 방임과 2차 가해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회사 역시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새율의 윤준기 변호사는 “관리자가 문제를 ‘인지하고도 방치’했다고 시인한 점과 피해자에게 사과를 강요한 사실은 회사의 고의적 방조를 입증하는 증거”라며 “보복성 전보 조치까지 더해져 2차 가해가 명확하므로 회사의 배상책임은 거의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현행법은 회사에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의무(근로기준법)와 직원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안전배려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회사가 이를 어겼을 경우, 직원의 불법행위에 대해 함께 책임지는 ‘사용자 책임(민법 제756조)’을 져야 한다.


잃어버린 월급과 무너진 마음, 얼마나 보상받을까?


A씨는 현재 무급 병가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까지 입은 상태다. 그렇다면 A씨는 어느 정도의 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법무법인 유안 조선규 변호사는 “산업재해 승인으로 휴업의 필요성이 명확해진 만큼, 무급병가 기간의 임금 손실은 전액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역시 상당한 금액이 예상된다.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변호사는 “피해 정도와 회사의 2차 가해 등을 고려할 때 위자료는 2천만원에서 5천만원 수준까지도 가능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가해자 개인의 불법행위 책임과 회사의 조직적 책임이 더해져 일반적인 손해배상 사건보다 높은 금액이 인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A씨는 이미 산재와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공적 인정을 받아 형사·민사 소송 모두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2년 간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뒤로 하고 법의 문을 두드린 A씨의 싸움은, 단순한 개인의 피해 구제를 넘어 병든 조직 문화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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