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맞다가 반격했는데 CCTV엔 나만 가해자…벌금, 뒤집을 수 있나요?
계속 맞다가 반격했는데 CCTV엔 나만 가해자…벌금, 뒤집을 수 있나요?
직장 동료의 반복된 폭행, 일방 가해자로 몰려
변호사들 "7일 내 정식재판 청구가 핵심"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직장인 A씨는 동료 B씨에게 기술 지도를 해주다 말실수를 했다. 이 일로 시작된 다툼은 B씨의 폭행으로 번졌다.
사무실 안에서 여러 차례 얼굴과 머리를 맞고 멱살을 잡혔다. 잠시 상황이 정리되는 듯했지만, B씨는 다시 A씨 자리로 찾아와 폭행과 모욕을 이어갔다.
결국 또 머리를 맞은 A씨는 B씨를 향해 반격했다. 하지만 CCTV에는 A씨가 B씨를 일방적으로 때리는 마지막 장면만 고스란히 담겼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B씨의 거듭된 선행 폭행은 수사기록에서 빠진 채였다. 억울하게 가해자로 몰린 A씨는 이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까?
'일방 폭행'으로 결론 난 수사…벌금 300만원 약식명령
경찰 조사는 CCTV 영상을 토대로 이뤄졌다. 그 결과 A씨의 일방 폭행으로 사건 경위가 정리됐고, 검찰은 A씨를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A씨가 받은 공소장에는 다른 동료의 제지로 싸움이 중단됐던 사실이나 B씨의 여러 차례에 걸친 선행 폭행 내용이 대부분 빠져 있었다. A씨는 사실과 전혀 다른 수사 결과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변호사들 "항소 아닌 정식재판 청구…7일 기한이 생명"
변호사들은 A씨가 절차를 혼동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약식명령에 불복하는 방법은 '항소'가 아니라 '정식재판 청구'라는 것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법원의 약식명령을 이미 받았다면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사실관계를 다시 다툴 수 있다"며 "단순히 벌금 액수만 다툴 사건이 아니라 상대방의 선행폭행과 수사기록 누락 여부를 함께 다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식재판 청구는 약식명령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해야 한다. 이 기간을 놓치면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된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판사의 약식명령문이 집으로 송달되면 그날로부터 7일 이내에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사실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다"며 "항소는 정식재판의 판결이 나온 뒤에 불복하는 절차"라고 선을 그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 역시 "검사에게 단순히 내용 정정을 요청하기보다, 정식재판청구 기간 내에 사건기록을 열람등사한 뒤 누락된 경위를 의견서와 증거로 제출하는 방식이 실질적"이라고 조언했다.
CCTV 없는 곳에서의 폭행, '목격자' 확보가 관건
정식재판에서는 CCTV에 담기지 않은 진실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법원은 일반적으로 객관적인 영상 증거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조율 조가연 변호사는 "상대방이 먼저 얼굴을 가격하고 멱살을 잡았으며, 이후 자리까지 찾아와 추가로 때렸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CCTV에 촬영된 장면만으로 전체 사건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변호사들은 CCTV가 없는 곳에서 벌어진 상황을 증명하기 위해 목격자 확보가 시급하다고 봤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동료의 제지로 일단락되었던 상황, 이후 상대방이 먼저 찾아와 폭행하고 모욕했던 구체적 경위를 객관적인 증거로 재구성해야 한다"며 "당시 상황을 목격한 상사 및 동료 직원들의 진술이 승패를 가르는 핵심 포인트"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