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돌아가시기 전 빼돌린 상속금, 다른 상속인이 주식으로 날렸다면?
아버님 돌아가시기 전 빼돌린 상속금, 다른 상속인이 주식으로 날렸다면?
다른 상속인이 탕진한 돈 받아낼 방법은
'특별수익' 고려해 재산 분할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최근 시아버지를 여의고 상속 절차를 밟던 중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다른 상속인 B씨가 시아버지 생전에 거액을 인출했고, 이 돈의 일부를 넘겨받은 또 다른 상속인 C씨가 주식 투자로 3분의 1가량을 탕진한 것이다.
C씨는 "돈이 없어 줄 수 없다"는 입장이고, 남은 재산을 나누는 과정에서 큰형은 "무조건 N분의 1"만 고집하고 있다. A씨는 탕진된 돈을 돌려받고 공평하게 상속재산을 나눌 수 있을까?
아버님 생전에 인출된 거액, 주식으로 탕진한 상속인
A씨의 시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상속 절차가 시작됐다. 그런데 상속인 중 한 명인 B씨가 시아버지 생전에 동의 없이 거액의 예금을 인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B씨는 이 돈을 다른 상속인들과 나누기로 했지만, 돈의 일부를 받은 C씨가 이를 주식에 투자했다가 3분의 1가량을 잃었다. C씨는 A씨에게 돈을 돌려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은 상속재산을 분할하는 과정에서 큰형은 B씨가 미리 빼간 돈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똑같이 나누자고 주장해 갈등이 깊어졌다.
탕진한 돈도 '미리 받은 상속분'… 다른 재산에 '가압류'부터
C씨가 탕진한 돈도 상속재산에 포함시켜 돌려받을 길이 있다. 변호사들은 무단으로 인출된 돈은 법적으로 '특별수익'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특별수익이란, 일부 상속인이 상속재산과 별개로 피상속인(망인)에게서 미리 받은 재산을 의미한다.
법률사무소 홍현필의 홍현필 변호사는 "피상속인 사망 전 상대방들이 무단으로 인출한 자금은 민법 제1008조에 따른 특별수익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C씨가 주식으로 잃은 돈 역시 상속분을 미리 받아간 것으로 간주된다는 의미다.
문제는 C씨가 돈이 없다고 버티는 상황. 변호사들은 C씨 명의의 다른 재산에 '가압류'를 신청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필수적인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의 정진열 변호사는 "이미 재산의 상당 부분을 탕진한 상태라면 가압류는 필수적인 조치"라며 "시아버님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이 있다면 즉시 가압류를 걸어 재산을 묶어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게 묶어둬야 나중에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실질적으로 돈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무단 인출 행위 자체에 형사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피상속인이 살아계실 때 동의 없이 거액을 빼돌린 행위는 형법상 절도나 횡령에 해당할 수 있다"며 "형사고소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짚었다.
'N분의 1' 주장, 법적으로는 근거 약해
큰형의 '무조건 N분의 1' 주장도 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우리 법은 상속재산을 나눌 때 각 상속인이 미리 받은 특별수익이나, 반대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는 등 재산 유지·증가에 기여한 부분(기여분)을 모두 고려해 최종 상속분을 정하기 때문이다.
홍현필 변호사는 "단순한 1/n 방식은 특별수익이나 기여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므로 법적으로 수용될 가능성이 낮다"고 선을 그었다.
상속재산 분할은 상속인 전원이 동의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자유롭게 나눌 수 있다. 특정 부동산은 A가, 주식은 B가 가져가는 식의 '현물 분할'도 가능하다.
협의 안 되면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해야
만약 상속인 간 협의가 끝내 이뤄지지 않는다면, 법원의 판단을 구해야 한다.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는 방법이다.
법무법인 쉴드 남천우 변호사는 "가족 간의 원만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라면 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여, 무단 인출 금액이나 특별수익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합리적인 분할 방식을 요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법원은 심판 과정에서 각 상속인의 특별수익과 기여분을 따져 공평한 분할 방법을 결정한다.
이때 A씨가 원하는 것처럼 재산을 지분으로 쪼개는 대신 특정 부동산 등 물건별로 소유권을 나누는 방식의 판결도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