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같이 일해 장만한 집, 남편이 '자기 명의'라며 독단적으로 처분하려 해요
평생 같이 일해 장만한 집, 남편이 '자기 명의'라며 독단적으로 처분하려 해요
이혼할 생각이 없더라도 '이혼을 전제로' 집에 대한 보전처분 신청해야
다만, 실제 이혼 소송 없다면 무효될 가능성도
결론적으로 남편의 일방적 집 처분 막는 방법은 이혼소송뿐

재산이라곤 지금 살고 있는 집 한 채가 전부인데 얼마 전 남편은 "집을 팔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사업을 하겠다"는 이유였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얼마 전 남편은 "집을 팔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자신의 '사업 자금 마련'이 이유였다. 하지만 A씨는 이런 남편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집안 사정이 여유롭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재산이라곤 지금 살고 있는 집 한 채가 전부. 거기에 노년으로 접어드는 부부의 나이로 봤을 때 너무나도 무모한 계획이었다. A씨와 가족들은 이를 극구 만류했지만, 벽에 대고 이야기 하는 느낌이다.
40년 가까운 결혼생활 동안 이런 갈등은 처음 겪어보는 A씨는 당황스럽기만 하다. 거기다 집이 남편의 '단독명의'로 되어 있는 것도 문제다. 사실상 두 사람이 평생 일해 마련한 집이지만, 남편이 팔겠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는 건지 궁금하다.
A씨의 고민을 들은 변호사들은 집이 남편 명의로 되어 있는 이상 집 매매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고 했다. 그나마 가능한 것은 '이혼을 전제'로 한 부동산처분금지 가처분 또는 가압류 신청이라고 했다.
가처분은 법원의 재판으로 '어떤 행위를 임시로 요구'하는 것이다. A씨의 경우 "이혼할 예정이니 남편의 아파트 매매를 임시로 막아달라"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것이다. 이 경우 재산 전체에 대한 처분을 금지함으로써 소유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엄격하게 판단한다. 가압류의 경우는 법원이 채권자를 위해 '채무자의 재산을 임시로 보전'하는 것으로, 가처분보다는 법원에서 수월하게 인정된다.
법무법인 에스알의 고순례 변호사는 "가처분 또는 가압류 등을 재산분할을 이유로 신청하면 된다"고 했다.
다만, 이 사실을 알고 남편이 문제 제기를 하면 그때는 복잡해진다. 정말 이혼 소송을 제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A씨가 신청한 가처분이나 가압류는 해제되고 남편은 재산권(부동산 매매)을 행사할 수 있다.
법무법인 인화 김명수 변호사도 "해당 가처분 또는 가압류는 이혼 소송을 전제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보전처분(가처분·가압류) 상태가 지속되는 상태에서 남편이 A씨를 상대로 본안소송(이혼소송)을 제기하라는 제소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A씨 남편이 마음대로 집 파는 것을 막는데, 이혼이라는 방법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는 한 가지를 더 염두에 두어야한다고 했다. A씨가 이혼을 전제로 가처분 등을 신청한다고 해서 무조건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송 변호사는 "이혼소송을 하기 전에 가처분이 가능하나, 적어도 가처분 신청서에는 상대방의 이혼 귀책 사유가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상 이혼을 전제로 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법에서 정해둔 이혼 사유에 해당해야 법원이 받아들여 줄 확률이 높다는 취지다.
권민경 법률사무소의 권민경 변호사 역시 "이혼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상태로 가처분 등을 신청을 할 경우 남편의 귀책 사유에 대한 입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현실적인 조언을 내놓은 변호사도 있다. 김명수 변호사는 "적극적으로 이혼소송을 제기해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며 "집이 현재 남편 명의로 되어 있어, 한순간에 매각되거나 근저당권이 설정돼 버리면 그때는 이미 늦게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