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문턱 높다는 '성인 성본변경'…백지은 변호사는 어떻게 3주 만에 끝냈을까
법원 문턱 높다는 '성인 성본변경'…백지은 변호사는 어떻게 3주 만에 끝냈을까
엄격한 법원 심사 넘어 신속 허가 이끌어내

재혼으로 새아버지 성을 쓰던 성인이 친부의 성을 되찾기 위해 법원에 성본 변경을 신청했다. 법원은 정체성 회복 필요성을 인정해 단 3주 만에 허가했다. /로톡뉴스
“재혼 가정에서 자라 어린 시절 새아버지의 성을 따르게 되었어요. 성인이 되어 저의 뿌리를 다시 찾고자 합니다.”
수십 년간 다른 성으로 살아온 한 성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법원 문을 두드렸다. 법원의 엄격한 심사로 까다롭기로 소문난 성인의 성본변경 허가를 검사 출신 백지은 변호사가 단 3주 만에 이끌어내 화제다.
A씨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재혼하며 새아버지의 성을 따랐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어머니와 새아버지는 이혼했고, 친아버지는 사망했다.
성인이 된 A씨에게 새아버지의 성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는 자신의 뿌리인 친부의 성을 되찾기로 결심하고 법률사무소 가온길 백지은 변호사를 찾았다.
그냥 바꾸고 싶다? 안 됩니다
민법 제781조 제6항은 ‘자의 복리를 위하여 자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법원 허가를 통해 변경이 가능하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법원은 성인의 성본변경에 매우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 이미 오랜 기간 해당 성으로 사회생활을 해왔다는 점 때문에 변경 필요성을 인정받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성년인 자녀의 성본 변경 청구를 두고, 부모 이혼 전까지 부의 성을 사용해 온 점 등을 들어 이는 ‘주관적·개인적 선호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며 기각한 바 있다(대법원 2014으4 결정). 단순히 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는 허가받기 어렵다는 의미다.
법원 설득한 정공법과 치밀한 서류 준비
백지은 변호사는 법원의 까다로운 기준을 넘기 위해 정공법을 택했다. 그는 “성인의 성본 변경허가 청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성인이 되어서 성과 본의 변경을 청구하는 이유(필요성) 부분을 설득력 있게 작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변호사는 A씨의 특수한 상황을 법원에 구체적으로 알리는 데 집중했다. ▲새아버지와는 어머니의 이혼으로 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점 ▲친부가 사망한 상황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으려는 것은 단순한 선호가 아닌 정체성 회복 문제라는 점을 부각했다.
신속한 허가를 위한 서류 준비도 철저히 했다. 백 변호사는 초기 서류 구비 중요성에 대해 “이 부분을 처음에 제대로 구비하지 못하는 경우, 보정명령 및 가사조사관에 의한 조사가 이루어져 변경허가에 소요되는 시간이 늘어나고, 허가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A씨와 가족들의 진술서 등 필요 서류를 신속하고 꼼꼼하게 준비해 곧바로 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성인 사건으론 이례적인 '단 3주' 만의 허가
법원은 백지은 변호사의 청구를 접수하고 단 3주 만에 성본 변경을 허가했다. 성인 사건임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속도였다.
이는 재혼 가정이 해체되고 친부가 사망한 특수한 상황에서, 현재 성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A씨 정체성에 혼란을 준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한 결과다. 친부 성으로 변경하는 것이 ‘자의 복리’에 부합한다는 변호사의 논리가 그대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백지은 변호사는 “재혼 가정에서 발생하는 자녀의 성과 본 변경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라며 “특히 성인이 된 이후라면, 가정법원이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허가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