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170개 만들었지만, 고작 '징역 3년' 나온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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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170개 만들었지만, 고작 '징역 3년' 나온 진짜 이유

2020. 04. 17 16:14 작성2020. 04. 17 16: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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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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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죄⋯'최소 5년' 징역형이지만 실상은 법보다 낮게 처벌

'법'의 기준을 어기는 판사들? 형량 깎아 선고할 수 있는 작량감경 권한 있어

아청법 '양형기준'도 없어⋯판사들, 대부분 작량감경 후 최소형으로 처벌

최소 5년을 선고하라는 취지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형량이 나온다. 판사들이 단체로 법을 어겨가며 재판을 하고 있는 것일까. /게티이미지코리아

"피고인은 SNS에서 연락해 알게 된 14세 여성 피해자에게 카메라 앞에서 자위행위를 하도록 하고 그 장면을 녹화했다."


전형적인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죄(아청법 제11조 1항)다. 우리 법은 이런 범죄를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고 공언하고 있다. 최소 5년을 선고하라는 취지다. 하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최소치에 미치지 못하는 형량이 나온다. 최근 2년간 판결문을 모조리 뒤져봐도, 많아야 3년이었다.


판사들이 단체로 법률을 어겨가며 재판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건 아니었다. ① 판사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활용해서 형량을 반으로 깎은 뒤, ② 해당 혐의에 대한 형량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제도 공백'을 이유로 최저치에 가깝게 선고하고 있었다.


법은 판사에게 성착취물을 제작한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내리거나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내리라'고 명령하고 있었지만, 판사들은 재량을 발휘해 '5년 이상'을 반으로 뚝 잘라 '2년 6월 이상'으로 만든 뒤에 최소치(2년 6월)에 가까운 형을 선택하고 있었던 것이다.


① 법관의 절대 권한⋯형량 반 토막 낼 수 있는 '작량감경'

우리 법은 재판장에게 절대적인 권능 하나를 부여했다. 형법 제53조가 부여하는 작량감경(酌量減輕)이다. "범죄의 정상(情狀)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는 작량(酌量⋅짐작해서 헤아림)하여 형을 감경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최대 절반까지 깎을 수 있다.


이 규정이 절대적인 이유는 "피고인에게 법률상의 감경 사유가 없더라도" 발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법이 없어도 판사가 보기에 감형해야 한다고 보면, 형을 깎을 수 있는 것이다. 전적으로 판사의 재량에 달렸다. 주로 "피고인이 지은 죄에 비해 형이 너무 과중하다"고 판단할 경우 발동된다.


문제는 이 작량감경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죄'에 집중적으로 적용됐다는 데 있다. 최근 2년간 이 혐의로 재판을 받은 피고인 중에서 작량감경을 안 받은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렵다.


② '양형기준' 없다는 이유로 최저 형량 선고

아무리 작량감경을 했어도 법관이 선택할 수 있는 형량의 범위는 여전히 넓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죄'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기 때문에 상한선이 굉장히 높다. 유기징역의 최대치는 징역 30년이다. 그러므로 성착취물을 제작한 피고인에겐 5~30년 사이의 형량을 선고할 수 있다.


여기서 작량감경이 적용되면, 최대치와 최소치가 모두 절반이 된다. '징역 2년 6개월 이상~15년 이하'다. 결국, 판사들은 작량감경을 한 이후에라도 최대 15년까지는 선고할 수 있던 셈이다.


하지만 그런 선택을 하는 법관은 단 한 명도 없었다. 15년형은커녕 5년형도 없었다. 확인한 판결문에서 최대치는 '징역 3년'이었다.


판사들이 최저치에 가깝게 선고해도 괜찮았던 이유는 '가이드라인'이라 할 수 있는 양형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판사들은 최종 선고량을 밝히기 전에 "(이 혐의에 대한) 양형기준이 미설정되어 있다"는 부분을 판결문에서 빠짐없이 언급했다.


성착취물 1만개 넘게 소지하고, 170개 만들어낸 사람도 '고작' 징역 3년

위에서 분석한 그대로 전개된 사건이 있다. 아동⋅청소년 4명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내려 성착취물을 찍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성착취 영상 170개를 제작했다. 이를 포함해 1만 7900여개의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소지한 피고인이었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형사부(재판장 박찬석 부장판사)는 이 사건 피고인에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죄와 소지죄 등을 적용했다. 두 개 이상의 범죄가 동시에 인정돼 최대 형량은 1.5배 됐다. "5년 이상 45년 이하"로 처벌돼야 했다.


박찬석 부장판사는 작량감경한 뒤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는 징역 2년 6월 ~ 22년 6월"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최종으로 "3년형"을 선고했다.


최저치(2년 6월)보다 딱 6개월 높은 형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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