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 하려다 전과자 될라…주차 빌런 온라인에 박제하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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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하려다 전과자 될라…주차 빌런 온라인에 박제하면 안 되는 이유

2025. 09. 04 09:4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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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비방 글 올렸다가 명예훼손 유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이웃의 주차 갑질을 인터넷에 고발하며 참교육을 시도했던 20대가 오히려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정의 구현인 줄 알았던 온라인 저격이 범죄의 낙인으로 돌아온 순간이다.


20대 직장인 A씨의 평범한 퇴근길은 아파트 주차장에서 분노로 바뀌었다. 2023년 9월, A씨는 자신의 주차 공간에서 또다시 주차선을 짓밟고 선 이웃의 벤츠를 마주했다. 상습적인 비매너 주차에 화가 치민 A씨는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A씨는 벤츠 사진과 함께 "주민들이 XX 같습니까? 도대체 언제까지 주차 이렇게 할래요? 소문내기 전에 그만하시죠"라는 조롱 섞인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이웃의 잘못을 바로잡고 싶다는 마음이었지만, A씨의 온라인 저격은 그해 12월까지 다섯 차례나 이어졌고 결국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사이다인 줄 알았는데…돌아온 건 벌금 200만원

사이다 같은 후련함을 기대했던 A씨에게 돌아온 것은 법원의 유죄 판결이었다. 대구지법 형사11단독 전명환 판사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며 A씨의 정의 구현 방식에 제동을 걸었다.


전 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명확히 밝혔다. 이웃의 잘못을 알리려던 행동이 범죄가 되어버린 것이다.


공익과 비방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

재판의 핵심은 A씨의 글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개인을 '비방'할 목적이었는지였다. 우리 법(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3항)은 사실을 말해 명예를 훼손했더라도,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처벌하지 않는다.


이때 '공익성'은 어떻게 판단될까? 우리 대법원은 ▲적시된 사실의 내용과 성질 ▲해당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A씨의 경우, '소문내겠다'는 협박성 문구나 욕설 섞인 표현 방식이 공익적 문제 제기의 선을 넘었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내 차 막은 주차 빌런, 현명한 대처법은?

그렇다면 상습적인 비매너 주차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홧김에 온라인에 글을 올리는 것은 범죄가 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합법적 절차를 권고한다.


첫째,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연락해 규정에 따른 조치(스티커 부착, 이동 주차 요구 등)를 요청하는 것이 기본이다. 둘째, 아파트 도로가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한다면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불법 주정차로 신고할 수 있다. 셋째, 차량 이동을 막는 등 통행을 방해했다면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로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판결은 온라인 공간에서의 자력 구제가 얼마나 위험한지 경고한다. 이웃의 비매너에 대한 분노는 공감할 수 있지만, 그 해결 방식은 냉정하고 합법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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