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강간범 낙인…'무고죄' 역고소, 진실의 대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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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강간범 낙인…'무고죄' 역고소, 진실의 대가는?

2026. 02. 03 17:1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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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혐의 받았지만 삶은 폐허…변호사들 "고의성 입증이 관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직장 동료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진 뒤 강간범으로 몰려 직장과 가정을 모두 잃은 한 남성. 3개월 만에 혐의를 벗었지만 그의 삶은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입었다. 그를 나락으로 밀어 넣은 거짓 신고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고 무너진 인생을 되찾을 수 있을지, 법률 전문가들의 냉철한 진단을 통해 그 가능성과 한계를 짚어본다.


"적극적이던 그녀, 몇 시간 뒤 돌변"…긴급체포된 그날의 기억

유부남 A씨의 일상은 지난 2월, 한순간에 산산조각 났다. 같은 직장 여직원 B씨와 술자리를 가진 뒤 차 안에서 성관계를 맺은 것이 발단이었다. A씨는 당시 상황이 명백한 합의였다고 주장한다.


"여자분이 직접 바지도 벗고 적극적으로 성관계에 임했고, 여자분이 자기 집주소를 알려주어 제가 여자분의 집앞까지 바래다주었습니다." 하지만 B씨를 집에 바래다주고 돌아온 지 몇 시간 만에 그는 경찰로부터 강간 혐의로 긴급체포된다는 충격적인 전화를 받았다.


잠결에 집에서 체포된 그는 3개월이라는 피 말리는 시간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그사이 모든 것을 잃었다. 회사에서 해고당했고 가정은 파탄 직전이다. A씨는 "제 인생 전부가 무너져내려 버렸습니다"라며 절규했다.


'무혐의'≠'무고죄'…승소의 열쇠는 "허위의 인식"

모든 것을 잃은 A씨가 기댈 마지막 법적 수단은 B씨를 무고죄로 고소하는 것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연이 무고죄 고소가 가능한 사안이라고 보면서도, '무혐의 처분'이 곧바로 '무고죄 성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상대방이 자신의 신고 내용이 '허위임을 알면서도' A씨를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고의로 신고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높은 장벽이 남아있다. 김기윤 변호사는 "그러나 무혐의처분을 한다고 하여 반드시 무고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허위사실을 인식하거나 진실하다는 확신 없이 신고하는 행위를 들어 고소하여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이 필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신고자의 명백한 '고의성'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재현 변호사는 "본 사안처럼 ▲ 자발적 성관계 정황(행동·사후 연락·귀가 동선) ▲ 고소인의 진술 번복 ▲ 수사 과정에서 혐의 변경 ▲ 객관증거 부재로 무혐의가 난 경우에는, 허위 인식과 고의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라며 A씨의 경우 반격의 실마리가 충분함을 시사했다.


"교도소에서 보자" 남자친구, 공범일까 협박일까

A씨를 더욱 괴롭게 한 것은 B씨의 남자친구로부터 받은 "교도소에서 보자"는 협박성 연락이었다. A씨는 두 사람이 공모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며 함께 고소하길 원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남자친구를 무고의 공범으로 묶는 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석근 변호사는 "여자분과 남자친구 사이의 공모 정황을 알 수 없다면 상대 여자분 1명을 피고소인으로 정하는 게 좋습니다"라며 무리한 동시 고소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재희 변호사 역시 남자친구가 B씨의 말을 사실로 믿었을 가능성을 지적하며, 이 경우 "무고죄의 공범이 되기는 어렵고, 화가 난 상태로 교도소에서 보자는 말을 한 것을 두고 협박죄가 성립한다고 보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잃어버린 직장과 시간…손해배상으로 되찾을 수 있나

그렇다면 A씨가 입은 유무형의 피해는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B씨의 무고죄가 형사상 인정될 경우, 이를 근거로 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장헌 변호사는 "상대박측의 무고죄가 입증되는 경우에는 민사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손해배상의 범위는 회사에서 해고되어 입게 된 금전적인 손실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추후 변호사 선임비용에 대해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라고 구체적인 배상 범위를 제시했다. 억울하게 잃은 직장을 되찾을 길도 모색해볼 수 있다.


정병주 변호사는 "그리고 무죄가 되었다면 해고의 사유가 되기 어려울 것인데, 회사 측에도 부당한 해고를 다투어 볼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한순간의 거짓말로 모든 것을 잃은 A씨가 명예를 회복하고 무너진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철저한 증거 수집을 바탕으로 한 다각적인 법적 대응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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