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잡고도 피해금 못 뺏었다"... 보이스피싱 수익 의무 몰수, 피해자에게 직접 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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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잡고도 피해금 못 뺏었다"... 보이스피싱 수익 의무 몰수, 피해자에게 직접 환부

2025. 11. 27 17:2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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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범 주머니에 남았던 범죄 수익

이제 국가가 의무적으로 뺏어 피해자에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그동안 보이스피싱이나 다단계 사기 범죄자를 검거하고도 정작 피해금은 "법적으로 몰수가 어렵다"는 이유로 범죄자의 주머니에 남겨지는 일이 빈번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법원이 재량으로 몰수 여부를 결정하던 관행이 사라지고, 사기 범죄 수익을 의무적으로 몰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길이 열렸다.


법무부는 27일 특정사기범죄의 범죄수익 환수 기능을 대폭 강화한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이하 부패재산몰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 법률의 허점으로 지적되어 온 '임의적 몰수' 조항을 '필수적 몰수'로 변경하여 국가가 사기 피해 재산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범인 잡고도 빈손... '피해자 돈'이라서 몰수 못 했던 아이러니

지금까지 수사 현장과 법정에서는 범죄 수익 환수를 두고 모순적인 상황이 반복되어 왔다. 현행법상 사기 범죄 수익에 대한 몰수와 추징은 법원의 재량에 맡겨진 '임의적' 사항이었다. 판사가 몰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면 범죄 수익은 그대로 범인에게 귀속됐다.


더 큰 문제는 '피해자 재산'이라는 법리적 해석이었다. 법원은 범죄 수익이 본래 피해자에게 돌려줘야 할 돈이므로 국가가 이를 국고로 가져가는 '몰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취하곤 했다. 피해자가 직접 민사소송을 통해 돌려받으라는 취지였지만, 이는 현실을 외면한 처사였다.


피해자가 소송을 준비하는 사이 범죄자들은 재산을 은닉하거나 탕진해버려, 결국 피해자는 범인을 잡고도 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입법의 공백' 속에 방치돼 있었다.


"빼돌릴 틈 없다"... 의심만으로도 '범죄수익' 추정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사각지대를 원천 봉쇄했다. 앞으로 보이스피싱, 다단계, 유사수신 등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특정사기범죄'의 수익은 법원이 재량을 부릴 수 없는 '필수적 몰수·추징' 대상이 된다. 국가가 의무적으로 범죄 수익을 박탈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범죄 수익 입증의 난이도를 획기적으로 낮춘 조항이 눈에 띈다. 지능화된 사기범들이 자금 세탁을 통해 범죄 관련성을 감추려 해도, 범행 기간 중 취득한 재산이 범죄와 '상당한 개연성'만 있다면 범죄 수익으로 추정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는 범죄 수익의 출처가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몰수 청구가 기각되던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다.


검사는 이를 근거로 압수수색 등 강력한 집행 권한을 행사하여 범죄 수익을 동결할 수 있게 됐다.


국가가 먼저 뺏고 돌려준다... 피해자, 60일 내 신청 필수

이번 법 개정으로 피해자 구제 방식은 '개인전'에서 '국가 대행전'으로 바뀐다. 국가가 범죄 수익을 우선적으로 몰수·추징하여 확보한 뒤, 이를 피해자에게 환부(반환)하는 시스템이 정착되는 것이다.


절차는 구체적이다. 검사가 범죄 수익을 환수하여 보관하게 되면 피해자에게 통지하거나 공고를 낸다. 피해자는 통지를 받은 날 또는 공고일로부터 60일 이내에 검찰청에 반환 청구를 해야 한다.


검사는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될 경우, 피해 인정 재산 범위 내에서 확보된 범죄 수익을 피해자에게 지급하게 된다. 피해자가 복잡한 민사 소송을 거치지 않아도 수사 단계에서 확보된 돈을 바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번 개정으로 보이스피싱 등 주요 민생 침해 범죄로 인한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법안 통과의 의의를 강조했다.


법조계는 이번 조치가 범죄 수익 은닉 유인을 차단하고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앞당기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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