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숙소에서 담배 피우고 '물에 껐는데'…20분 뒤 화재, 실화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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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숙소에서 담배 피우고 '물에 껐는데'…20분 뒤 화재, 실화죄 될까?

2026. 07. 16 12:3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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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 전환…'담뱃불이 원인' 입증 못 하면 처벌 어려워

A씨가 금연 숙소에서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운 뒤 물에 꽁초를 껐지만, 20분 후 화재가 발생해 피의자로 전환됐다. / AI 생성 이미지

금연 숙소에서 머물던 A씨는 잠시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웠다. 종이컵에 물을 받아 재를 털고, 꽁초도 물에 '치익' 소리를 내며 껐다. 하지만 약 20분 뒤, A씨가 머물던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처음엔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A씨는 최근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어 다시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A씨는 담배꽁초 불씨를 확실히 껐다고 생각하는데, 왜 화재의 범인으로 몰리게 된 걸까. A씨는 실화죄로 처벌받게 될까?


'분명히 물에 껐는데'…숙소 화재에 피의자 된 A씨


A씨는 금연 숙소였지만 퇴실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우면 냄새가 빠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종이컵에 물을 담아 재를 털고, 담배꽁초도 물에 넣어 불씨를 완전히 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여 분 뒤 A씨가 화장실에 간 사이 화재가 발생했다. 참고인 조사에서 이같이 진술했지만, 경찰은 A씨를 피의자로 전환했다.


A씨는 "담뱃불을 분명히 껐는데 피의자가 된 게 이해가 안 간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실화죄, '과실'과 '인과관계' 입증돼야…벌금 1500만원까지


결론부터 말하면, A씨의 흡연 행위와 화재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는 한 처벌은 어렵다. 변호사들은 수사기관이 A씨의 '과실'을 입증할 수 있는지를 두고 다툴 여지가 있다고 봤다.


법적으로 과실로 불을 내 타인의 물건 등을 태웠을 때 성립하는 실화죄(형법 제170조)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법률사무소 유 (唯) 박성현 변호사는 "적절한 대응이 없을 경우 전과인 벌금형이 선고될 것"이라며 "흡연과 화재가 명확하고 분명한 지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다투어 보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사 출신인 서아람 변호사(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는 검찰의 수사 기준을 설명했다.


서 변호사는 "검사 시절 화재 전담 수사를 해 본 경력이 있다"며 "이런 사건은 ①확실히 꺼지지 않은 담뱃불을 버린 사실 ②그 이후 화재 시점까지 다른 원인이 제공되지 않은 사실, 이 두 가지가 입증된다면 실화죄로 기소하는 게 통상"이라고 밝혔다.


반면, 법무법인송천 기윤서 변호사는 "실화죄는 단순히 흡연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며 "담뱃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고, 그 불씨가 주변 물건에 옮겨붙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물에 끈 행위'와 '20분의 시간'이 무죄 주장의 핵심


A씨의 행동이 오히려 방어 논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종이컵에 물을 담아 꽁초를 껐다'는 사실은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려는 주의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실화죄의 성립 요건인 '과실'이 없었다고 주장할 근거가 된다.


흡연 후 20분 뒤에 불이 났다는 점도 중요한 쟁점이다. 물에 끈 담배꽁초가 20분이나 지나 다시 타올라 불을 일으켰다는 점을 수사기관이 과학적으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감식 결과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 김경태 변호사는 "발화 원인이 전기적 요인이 아닌 흡연 행위로 특정된다면, 실화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나 기윤서 변호사는 "감식 결과 '전기적 원인이 없고 발화점이 흡연 장소'라고 해도, 그것만으로 담뱃불이 원인이라 단정할 순 없다"며 다른 발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짚었다.


기 변호사는 조사 대응과 관련해 "'제가 원인인 것 같습니다'처럼 추측성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본인이 직접 본 사실만 차분히 진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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