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돌본 손주, 돌아온 건 사위의 폭언… 그동안의 양육비 받을 수 있나
10년 돌본 손주, 돌아온 건 사위의 폭언… 그동안의 양육비 받을 수 있나
명시적 약정 없으면 '자발적 호의'로 해석될 확률 높아
객관적 지출 증빙이 상환 관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10년 동안 무상으로 두 손주를 돌본 60대 할머니가 병원비 결제를 이유로 사위에게 폭언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모를 대신해 조부모가 헌신적으로 손주를 양육했더라도, 객관적인 지출 증빙이나 명시적인 약정이 없다면 과거 양육비를 돌려받기는 법리적으로 험난할 것으로 풀이된다.
다리 부러지며 지켜낸 딸, 10년의 대리 육아
지난 17일 JTBC 사건반장 별별상담소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60대 여성 A씨는 젊은 시절 남편의 도박과 폭력에 시달렸다.
폭력을 피해 딸을 데리고 도망치려다 남편에게 다리를 밟혀 부러지는 중상까지 입었으나, 낯선 지방을 전전하며 밤낮없이 일해 홀로 딸을 키워냈다.
이후 가정을 이룬 딸은 맞벌이를 이유로 자녀 양육을 부탁했고, A씨는 하던 일마저 그만두고 10년 동안 두 손주를 전담해 돌봤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양육비를 일절 받지 못했으며, 오히려 손주들의 학원비 등 각종 비용을 자비로 부담하며 헌신했다.
손주 우산 챙기다 당한 부상… 딸이 낸 병원비에 격분한 사위
갈등은 예기치 않은 빗길 사고에서 시작됐다.
비 오는 날 손주들에게 우산을 가져다주러 가던 A씨는 과거 남편에게 밟혀 부러졌던 다리를 다시 다쳐 수술을 받게 됐다. 딸이 A씨의 병원비를 결제하자,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사위가 격분하며 비극이 불거졌다.
사위는 A씨를 찾아와 돈을 내놓으라며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행패를 부렸다.
과거 가정폭력의 트라우마가 있던 A씨는 큰 충격을 받았고, 의지했던 딸마저 남편 편을 드는 모습에 깊은 배신감을 느꼈다. 결국 딸 내외와 의절할 각오를 한 A씨는 지난 10년간 손주들을 키운 양육비를 법적으로 받아낼 수 있는지 조언을 구했다.
'자발적 호의'에 막힌 양육비, 반환 청구 가능할까
그렇다면 A씨의 억울한 사연은 법적으로 어떻게 구제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A씨가 지난 10년간의 양육비를 온전히 돌려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민법의 취지에 따르면 미성년 자녀 부양에 대한 1차적 의무는 부모에게 있고, 조부모는 2차 부양의무를 지게 된다. 원칙적으로 2차 부양의무자가 1차 부양의무자를 대신해 부양했다면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판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자녀 부부가 부양 의무를 완전히 저버린 것이 아니라 바쁜 일상 탓에 단순히 양육을 부탁한 상황이라면 조부모의 헌신은 무상의 '자발적 호의'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부당이득 반환이나 사무관리 법리를 적용해 A씨가 계좌 이체 내역 등 구체적인 지출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면, 일부 비용에 한해 상환을 다투어 볼 여지는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