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차고도 술 마신 성범죄자, 형사처벌은 합헌
전자발찌 차고도 술 마신 성범죄자, 형사처벌은 합헌
재판관 전원 일치로 합헌
혈중알코올농도 0.05% 넘으면 형사처벌
과태료 아닌 징역까지 가능

헌법재판소가 전자발찌 부착자의 음주 준수사항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을 합헌으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전자발찌를 차고도 반복해서 술을 마신 성범죄자가 형사처벌을 받는 것이 정당하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1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을 결정했다.
청구인 A씨는 1995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14년가량 복역했다.
2017년 출소를 앞두고 법원은 A씨에게 성폭력 재범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전자장치 부착명령 10년을 내리는 한편,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함께 '밤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외출 및 음주를 삼갈 것'이라는 준수사항을 부과했다.
이 준수사항은 2021년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주거지 외 외출 및 음주를 하지 말 것'으로 변경됐다. 그런데 A씨는 이를 두 차례 어겨 전자장치부착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
그 결과 전자장치 부착 기간은 2028년 11월까지 늘어났고, 준수사항에는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 음주하지 말고, 음주 여부 확인을 위한 보호관찰관의 불시 음주 측정 지시에 따를 것'이 새로 추가됐다.
하지만 A씨는 2024년 1월과 3월 보호관찰관의 음주 측정에서 두 차례 모두 준수사항 기준치를 넘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나왔고, 전자장치부착법 위반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자 2024년 10월 헌법소원을 냈다.
A씨는 준수사항 관련 조항에 대해 "어떤 준수사항을 부과할 수 있는지 대강조차 정하고 있지 않고, 아무런 제한도 없어 사실상 무제한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며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처벌 조항에 대해서도 "비난 가능성이 크지 않은 준수사항 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일률적으로 동일한 법정형에 따라 형사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형벌의 보충성 및 비례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했다.
헌재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법원이 준수사항 부과를 판단할 때는 범죄 내용뿐만 아니라 대상자의 연령·성행·범행 후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준수사항을 법률에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입법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거나 곤란하고, 오히려 경직성 때문에 개별 사안에 필요한 준수사항을 부과하기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처벌 조항에 대해서도 "법원이 부과한 사법적 명령을 위반한 데 대한 형사적 제재에 해당한다"며 "과태료 등 행정적 제재만을 부과한다면 전자장치 부착자의 준수사항 이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으로 전자발찌 부착자에게 음주 제한을 비롯한 다양한 준수사항을 부과하고,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전자장치부착법 체계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이 재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