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돕다 징역 산 친척의 '잔인한 복수극'... 법원의 최종 판단은?
선거 돕다 징역 산 친척의 '잔인한 복수극'... 법원의 최종 판단은?
"내가 당신 위해 감옥 갔는데"
충성심이 앙심으로 변한 순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한때는 같은 배를 탔던 친척이자 든든한 조력자였다. 하지만 그 끝은 차가운 법정 공방으로 마무리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고인 B씨는 해당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피해자 A씨의 친척으로, 당시 선거운동원 관리 책임을 맡아 헌신적으로 일했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B씨가 미등록 선거운동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B씨는 2016년 9월,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B씨는 자신이 피해자 A씨를 돕다가 구속되는 바람에 당시 운영하던 블루베리 농사의 폐업 지원금 7,000만 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A씨에게 이 금액을 보상해달라고 요구했으나, A씨가 이를 거절하자 결국 앙심을 품게 되었다.
"가면을 벗어라" 학교 앞 울려 퍼진 '성희롱·성추행' 폭로
보상 거절에 분노한 B씨가 선택한 복수 방법은 '여론전'이었다. B씨는 2018년 3월부터 약 7개월 동안 피해자 A씨가 이사장으로 재직했거나 그의 아내가 이사장으로 있는 고등학교 정문 등지에서 피켓 시위를 시작했다.
그가 들었던 피켓과 현수막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B씨는 "A씨는 본인 성희롱 합의금 3억, 아들 성추행 합의해 주는 것은 아깝지 않고 선거 돕다 징역 살고 빚만 남은 사람은 모른 척한다"며 피해자를 비난했다.
또한 "배은망덕, 후안무치, 인면수심 A씨는 위선과 거짓의 가면을 벗고 진실과 양심에 직면하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시위는 총 80회에 달했다. 결국 B씨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의 선택은 '유죄'… 80번의 시위가 남긴 기록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은 B씨의 행위가 형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80회라는 상당한 횟수에 걸쳐 시위를 반복함으로써 피해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형법 제307조 제1항을 적용하여 B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다만, 실형 집행은 2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법원이 집행유예를 결정한 데에는 몇 가지 참작 사유가 있었다. 우선 B씨가 피해자를 돕다 처벌받은 과정 등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또한 B씨가 공판기일 이후 시위를 중단하고 앞으로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 동종 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이 양형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B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시작한 80번의 시위 끝에 또 다른 전과를 안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