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된 통장에 1420만원 잘못 보냈는데…은행은 '반환 불가', 내 돈 찾을 길 있나?
압류된 통장에 1420만원 잘못 보냈는데…은행은 '반환 불가', 내 돈 찾을 길 있나?
수취인은 반환 동의했지만 계좌 압류한 은행이 거부…법조계 '착오송금액은 압류 대상 아냐, 송금인 권리가 우선'

압류 계좌로 거액을 착오송금했으나 은행이 압류를 이유로 반환을 거부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압류 계좌로 착오송금, 1420만원 공중분해 위기…구제책은?
한순간의 실수로 1420만원을 엉뚱한 사람에게 보낸 A씨. 돈을 돌려받으려 했지만 '계좌가 압류돼 돌려줄 수 없다'는 은행의 답변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돈을 받은 사람은 돌려줄 의사가 명확하지만, 정작 돈을 쥐고 있는 은행이 버티는 황당한 상황. A씨는 과연 거액을 되찾을 수 있을까.
"돌려주겠다"는 통장 주인, "못 준다"는 은행…왜?
A씨의 악몽은 단 한 번의 계좌이체 실수에서 시작됐다. 과거 딱 한 번 거래했던 이의 계좌로 1420만원이라는 거액을 잘못 보낸 것이다. A씨는 즉시 자신의 거래 은행을 통해 '착오송금 반환'을 요청했다. 하지만 돈이 들어간 계좌의 은행은 반환을 거부했다. 사유는 황당했다. 수취인의 계좌가 다른 채권자(은행)에 의해 '압류'된 상태라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돈을 받은 수취인은 자신의 돈이 아님을 인정하며 반환에 적극 동의했다. 그러나 계좌를 압류한 은행이 압류 해지를 해주지 않으면서 돈은 꼼짝없이 묶여버렸다. A씨는 "통장 주인도 돌려주겠다는데, 왜 은행이 막아서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내 돈이지만 내 마음대로 찾을 수 없는 기막힌 상황에 처한 것이다.
대법원 "착오송금액, 압류 대상 아니다"…송금인 권리 최우선
법률 전문가들은 은행의 주장이 법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착오로 송금된 돈은 애초에 수취인의 재산이 아니므로, 수취인의 빚 때문에 이뤄진 압류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대법원이 일관되게 유지해온 판례이기도 하다.
대법원은 "송금 착오로 돈이 입금된 경우, 수취인은 송금인에게 그 돈을 돌려줘야 할 의무(부당이득 반환 의무)를 진다"고 명확히 하고 있다. 즉, 계좌에 찍힌 숫자와 무관하게 그 돈의 실질적인 주인은 여전히 송금인 A씨라는 의미다. 따라서 수취인의 채권자가 이 돈을 자신의 빚과 상계하거나 압류하는 것은 송금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로 간주된다.
변호사들은 "수취인이 반환에 동의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은행이 압류를 이유로 반환을 거부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며 "A씨가 법적으로 돈을 되찾을 권리는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가장 빠른 길 '예금보험공사'…소송도 방법
그렇다면 A씨가 가장 빨리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이 첫손에 꼽는 것은 2021년부터 시행된 '착오송금 반환지원 제도'다.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구제받는 방식이다.
송금인이 예금보험공사에 반환 지원을 신청하면, 공사에서 수취인 정보를 확인한 뒤, 수취인에게 자진 반환을 안내한다. 그래도 반환하지 않으면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한다. 그런 다음 회수 금액에서 인건비 등 소요 비용을 제외하고 송금인에게 지급한다. 이러한 절차는 모두 공사가 대신 진행한다. 소송보다 절차가 간편하고 신속해 A씨처럼 빠른 해결을 원하는 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제도로 꼽힌다.
물론 법원에 직접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도 있다. 수취인과 은행을 공동 피고로 지정해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내는 것이다. 승소 판결을 받으면 법원의 힘을 빌려 강제적으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소송에 앞서 은행 측에 착오송금 사실과 대법원 판례 등을 담은 내용증명을 보내 자발적인 반환을 유도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