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거절했다고" 숭례문 환경미화원 70대 살인, 징역 25년 '솜방망이' 논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물 거절했다고" 숭례문 환경미화원 70대 살인, 징역 25년 '솜방망이' 논란

2025. 10. 05 09:2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참혹한' 숭례문 살인범에 징역 25년 확정

숭례문 살인, 징역 25년 '국민 법감정' 논란

사법부는 왜 이 형량을 확정했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서울 숭례문 인근 지하보도에서 60대 환경미화원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70대 중국동포 리모 씨에게 징역 25년형이 최종 확정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리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2025년 9월) 4일 확정했다.


리 씨는 지난해 8월 2일 새벽 4시께, 숭례문 인근 지하보도에서 중구 용역업체 소속 60대 환경미화원 피해자에게 물을 달라고 요구했다.


피해자가 이를 들어주지 않고, 팔을 붙잡는 리 씨에게 "신고하겠다"고 말하자, 리 씨는 자신을 무시당했다고 생각해 평소 지니고 다니던 흉기로 피해자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70대에 25년은 너무 적다" 국민 법감정, 법리적 판단과 충돌하다

피고인 리 씨의 범행 동기와 수법의 잔혹성, 그리고 피해자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징역 25년형은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었다. 생명을 앗아간 중대 범죄에 대한 일반 국민의 법감정은 더 무거운 처벌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법부는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해당 형량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법원이 단순히 국민적 감정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법정형, 양형 기준, 그리고 책임주의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형량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법원 조직의 수장인 대법원이 양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핵심 근거는 무엇일까.


징역 25년 확정의 '3가지' 법리적 근거

법원이 이 사건에 대해 징역 25년형을 선고하고 확정한 근거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살인죄 법정형의 범위와 양형기준의 '가중영역'

형법 제250조 제1항에 따른 살인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징역 25년은 유기징역의 상한인 30년 이내에 있는 형량으로 법률적으로 적법한 범위 내에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법원 양형기준의 적용이다. 본 사건은 사소한 요구 거절로 발생한 '보통 동기 살인'으로 분류될 여지가 높다.


이 경우 권고형량은 징역 10년~16년(기본영역)이지만, 법원은 다음과 같은 가중요소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 극도로 사소한 동기: 물을 거절당하고 무시당했다는 이유로 살해에 이른 동기의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잔혹한 범행 수법: 평소 지니고 다니던 흉기로 피해자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 재판 태도 불량: 1심에서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며 책임을 회피하다가 2심에서야 공소사실을 인정한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러한 가중요소들로 인해 법원은 기본영역을 넘어선 '가중영역(징역 15년~무기 이상)'을 적용했으며, 징역 25년형은 이 가중영역 내에서 피고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형량으로 판단한 것이다.


2. 형법 제51조 '양형 조건'의 종합적 참작

법원은 형법 제51조가 정하는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형을 정했다.


  • 범행의 동기, 수단, 결과: 사소한 일로 시작된 잔혹한 범행 수법과 회복 불가능한 생명 침해라는 중대한 결과를 야기했다는 점은 가장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됐다.


  • 범행 후의 정황: 피해자 유족이 엄벌을 강력히 탄원하고 있으며,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점 또한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다.


  • 피고인의 연령: 피고인이 70대라는 점은 고려되었으나, 범죄의 중대성에 비추어 형을 크게 감경할 사유는 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잔혹성을 고려했을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하며, 모든 불리한 정상을 종합해 징역 25년형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3. 유사 판례와의 형평성 유지와 대법원의 확정

법원은 형벌 체계의 균형과 유사한 사안과의 형평성을 유지해야 할 책임이 있다. 판례를 살펴보면, 징역 25년형은 살인죄 사건 중에서도 범행 동기가 극히 사소하고 수법이 잔혹하지만, 계획적 범행이나 복수의 피해자 등 '극단적 가중요소'가 없는 경우에 선고되는 사례가 다수 있다.


이 사건의 경우, 징역 30년이나 무기징역이 선고되는 '계획적 범행'이나 '복수 피해자' 등의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징역 25년형을 선고함으로써 책임주의 원칙에 부합하면서도 판례의 일관성을 유지했다.


결정적으로 대법원은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원심의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최종적으로 인정했다.


형 집행 종료 후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이 함께 내려진 것 또한 재범 방지를 위한 사법부의 종합적인 고려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징역 25년형은 법리적 관점에서 볼 때 사안의 중대성과 여러 가중 요소를 반영한 합리적인 형량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사소한 이유로 한 인간의 생명을 빼앗은 범죄에 대해 더 강력한 처벌을 바라는 국민 법감정과 법리적 판단 사이의 괴리는 앞으로도 사법부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