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 만에 열리는 재판, 4일 전 돌연 '연기' 요청…이것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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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반 만에 열리는 재판, 4일 전 돌연 '연기' 요청…이것도 가능할까?

2026. 07. 07 16:1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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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측 "대형로펌 선임해 준비 필요" 주장…피해자 측은 "고의적 지연" 반발

자녀 성범죄 재판이 가해자 측의 연기 신청으로 지연될 조짐을 보이자, 피해자 가족이 분노했다. / AI 생성 이미지

자녀의 성범죄 사건 가해자에 대한 첫 재판을 2년 6개월이나 기다린 A씨. 그런데 재판을 불과 나흘 앞두고 가해자 측이 돌연 공판기일을 변경해 달라고 신청했다는 소식을 듣고 황당함에 빠졌다.


가해자 측이 대형 로펌을 선임한 지 이미 3개월이 지났는데도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 A씨의 속은 타들어 간다.


2년 반 기다린 재판인데…재판 직전 '기일 변경' 요청, 왜?


A씨 자녀 사건의 피고인 B씨는 의제강간,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수사 초기부터 변호인을 선임해 모든 혐의를 부인해 왔고, 공판을 앞두고는 대형 로펌 변호사까지 추가로 선임했다. 그러다 공소 제기 2년 6개월 만에 잡힌 첫 공판기일을 나흘 앞두고 기일 변경을 신청한 것이다.


변호사들은 이를 두고 피고인 측의 전형적인 '재판 지연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대표변호사는 "재판을 최대한 뒤로 미룸으로써 피해자의 기억을 흐리게 만들어 진술의 모순을 유도하고, 기나긴 소송 절차에 피해자와 부모님이 지쳐 스스로 합의에 응하게 만들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 역시 "방대한 수사 기록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기일 변경을 신청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재판을 지연시키고 방어권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피고인 측의 통상적인 재판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기일변경' 신청, 보통 받아주나


형사소송법상 재판장은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신청에 따라 공판기일을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신청한다고 해서 반드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며, 최종 허가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


다만 실무상 첫 공판기일에 대한 변경 신청은 비교적 넓게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홍윤석 변호사는 "법원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첫 공판 기일 변경 신청은 보통 허가해 주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B씨처럼 변호인을 선임하고도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경우라면, 법원이 기각할 수도 있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는 "단순히 새 변호인이 선임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기일 변경 신청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의적 지연' 맞서는 피해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변호사들은 이럴 때일수록 피해자 측이 재판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씨 측 변호인이 곧바로 기일 변경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은 매우 적절한 대응이었다는 것이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대표변호사는 "사건 지연이 반복되는 사정을 정리해 의견서로 남기고, 이미 충분한 준비 기간이 있었다는 점과 추가 지연이 2차 피해를 키운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쉴드 남천우 변호사 역시 "피고인 측이 충분한 준비 기간이 있었음에도 기일변경을 신청한 것은 절차 지연 전략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며 "향후 기일이 다시 지정되면 재차 변경 신청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피해자 측 변호인이 지속적으로 법원에 신속한 진행을 촉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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