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알바생에게 통매음으로 신고당하자…분노에 불타 '살인' 계획했다
PC방 알바생에게 통매음으로 신고당하자…분노에 불타 '살인' 계획했다
법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

A씨는 PC방에서 음식을 주문하면서 주문 요청 사항에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곧 통매음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그런데, 막상 법정에 선 A씨에게는 혐의 하나가 추가됐다. 바로 '살인 예비죄'였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A씨는 PC방에서 음식을 주문하면서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XX(여성의 신체 부위) 터뜨린다" 등의 내용을 주문 요청 사항에 적었다. 한두 번이 아니었다.
결국 이를 참다못한 아르바이트생들은 A씨를 신고했고, 그는 곧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에 규정된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이하 통매음) 혐의였다.
그런데, 막상 법정에 선 A씨에게는 혐의 하나가 추가됐다. 바로 '살인 예비죄'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통매음으로 수사를 받은 데 격분해 바로 복수를 계획했다. 그는 PC방 아르바이트생들이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지도 않으면서, 별거 아닌 메시지로 신고해 자신이 억울하게 수사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이에 자신을 신고한 아르바이트생들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경찰 수사를 받고 돌아온 후 그는 자신의 방에서 흉기를 꺼내든 채 구체적인 살해 수법을 계획했다. 피해자들의 신체 급소 중 어느 곳을, 몇 번이나 찌를지 등이었다.
다행히 A씨의 계획은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중간에 발각돼 부모가 곧장 경찰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출동한 경찰은 저항하던 A씨를 긴급 체포했다. 결국 A씨는 기존의 통매음 혐의에 살인예비 혐의까지 추가로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사실 어떤 범죄를 처벌하려면, 최소한 그 범행의 실행에 착수(着手⋅어떤 일을 시작함)한 단계에 이르러야 한다(형법 제28조). 단, 그 범죄가 살인 같은 강력 범죄라면 그땐 이야기가 다르다. 예외적으로 범행을 '예비'만 했을 때도 처벌할 수 있다. 형법상 살인예비죄는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받게 된다(제255조).
물론 단순히 살인의 의사를 밝힌 것만으로 예비 혐의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흉기를 준비하는 등 살인의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외적 행위가 있었다면 혐의가 성립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2009도7150).
사건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지난해 10월,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었다.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역시 명령했다. 곽 판사는 "피고인(A씨)은 피해자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글을 보냄으로써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게 했다"며 "그럼에도 반성하지 않고 경찰 조사를 받은 것에 격분해 피해자들을 살해하려고 준비까지 한 이상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초범이고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으며 ▲흉기를 소지한 채 피해자들의 근처로 가진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사실, 이 같은 판단은 A씨의 지적 능력이 부족하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성폭력처벌법상 필수적으로 부과되어야 하는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면제했기 때문이다. 이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될 때에만 면제할 수 있다(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2항).
신상정보 공개 명령 또한 면제해줬다. 이 역시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면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상정보 등록 보관 기간 역시 단축해줬다. 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1항 제3호에 따르면, 성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ㆍ금고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15년간 보관하도록 규정돼있다. 다만, A씨의 경우 그 기간을 10년으로 줄여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