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명의 전셋집에 엄마가 대신 사는데…주소 빼도 보증금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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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명의 전셋집에 엄마가 대신 사는데…주소 빼도 보증금 괜찮을까요?

2026. 08. 18 09:2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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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전 계약 후 묵시적 갱신, 세대 분리된 어머니 전입신고 마쳤지만…변호사들 “대항력 상실 위험”

본인 명의 전세계약 후 어머니가 대신 거주하며 묵시적 갱신된 경우, 세대가 분리된 어머니의 전입신고만으론 대항력이 없어 보증금을 잃을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2년 전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이직이 불발되면서 계약한 집에 들어가지 못했고, 대신 어머니가 줄곧 살아왔다. 최근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뒤 어머니가 이 집으로 전입신고까지 마쳤다.


A씨는 현재 사는 지역에 새로운 전셋집을 구하면서 자신의 주소지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다. 어머니가 대신 전입신고를 했으니, 이제 A씨 본인은 주소를 옮겨도 전세보증금을 보호받는 데 문제가 없을까?


내 명의 전셋집, 실거주는 어머니…전출 앞두고 '고민'


A씨는 2년 전인 2024년 3월, 본인 이름으로 서울의 한 아파트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직이 무산되면서 계약한 집에는 어머니가 대신 살게 됐다. 그동안 A씨는 다른 지역에서 월세로 거주해왔고, 어머니의 주소지도 다른 곳이었다.


올해 3월, 전세 계약은 별다른 통지 없이 묵시적으로 갱신됐다. 이후 최근에는 실거주하던 어머니가 이 아파트로 주소지를 옮겨 전입신고를 마쳤다.


문제는 A씨가 다른 지역에 새로 전셋집을 구하면서 시작됐다. 그 집에 전입해야 하는데, 현재 사는 서울 아파트에서 주소지를 빼도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A씨와 어머니는 주민등록상 세대가 분리된 상태다.


변호사들 “묵시적 갱신과 보증금 보호는 별개 문제”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은 A씨가 주소지를 옮기는 것은 보증금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된 것과, 집이 팔리거나 경매에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 법적 권리인 '대항력'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은 임차인이 집에 거주하면서(점유) 주민등록(전입신고)을 유지해야만 제3자에게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는 힘이다. 만약 집주인이 바뀌거나 집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돌려받으려면 이 대항력이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


법무법인 인화 김명수 변호사는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에서 다른 곳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할 경우, 기존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전출 즉시 소멸하게 되어 보증금에 대한 보장책이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이슬기 변호사 또한 “묵시적 갱신이 성립했다고 해서 질문자님이 이후 전출해도 그 갱신 자체가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보증금 보호 측면에서는 전출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항력 요건이 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세대 분리’된 어머니 전입만으론 부족한가


변호사들이 위험하다고 본 가장 큰 이유는 A씨와 어머니가 ‘세대 분리’ 상태라는 점이다. 법원은 임차인 본인뿐 아니라, 그와 ‘같은 세대를 구성하는 동거 가족’의 주민등록도 대항력 요건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판례가 인정하는 가족의 주민등록에는 ‘임차인과 같은 세대를 구성하는 동거 가족’이어야 한다는 중요한 전제 조건이 있다고 설명했다. A씨처럼 주민등록상 세대가 완전히 분리된 상황에서는, 어머니의 전입만으로 대항력이 유지된다고 법적으로 보장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도 “어머니가 별도 세대이고 처음부터 임차인 본인이 실제 거주하지 않은 사정이 있어 다툼의 여지가 크다”며 안심하고 전출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푸름 법률사무소 이푸름 변호사 역시 “단순히 어머니가 전입했다는 사실만으로 안전하다고 단정해서는 곤란하다”며 신중한 검토를 당부했다.


가장 안전한 길은 ‘3개월 전 해지 통보’


그렇다면 A씨가 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이사할 방법은 없을까. 변호사들은 묵시적 갱신에 따른 임차인의 권리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집주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 그리고 집주인이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


법률사무소 민앤정 권민정 변호사는 “본인이 A아파트에서 바로 전출하기보다, 먼저 임대인에게 ‘묵시적 갱신에 따른 해지 통보’를 하고 3개월 후 보증금을 반환받는 방식이 가장 깔끔하다”고 조언했다.


이 방법은 보증금을 돌려받은 뒤에 주소지를 옮기는 것이므로 법적 위험이 없다. 해지 통보는 내용증명이나 문자메시지 등 증거가 남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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