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면 말고'식 학폭 신고에 멍든 아이…부모의 '민사소송' 반격, 법적 해법은?
'아니면 말고'식 학폭 신고에 멍든 아이…부모의 '민사소송' 반격, 법적 해법은?
무분별한 학폭 신고로 자녀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자 법적 대응을 고민하는 부모. 법률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민사소송 전략을 법률 전문 기자가 심층 분석했다.

억울한 학폭 누명을 쓴 자녀가 정신적 고통을 겪자 부모가 민사소송을 결심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내 아이 멍들인 '가짜 학폭' 신고…부모의 '민사소송' 반격, 승소 열쇠는?
억울한 학교폭력 가해자 누명을 쓴 아이가 친구들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고성 신고에 무너진 부모가 결국 '민사소송'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중학생 자녀가 쌍둥이 자매로부터 학폭 가해자로 지목됐지만,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는 오히려 '조치 없음'과 함께 쌍둥이에게 '서면사과' 처분을 내렸다.
억울함은 풀렸지만 아이의 마음엔 깊은 상처가 남았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두려워요." 이 한마디에 부모는 법적 책임을 묻기로 결심했다.
"상대 부모 정보 없는데…" 소송, 시작은 할 수 있나?
소송을 결심한 부모 앞을 가로막은 첫 번째 장벽은 정보다. 상대 학생의 학년과 반만 알 뿐, 부모의 이름이나 연락처는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일단 학생을 상대로 소송을 시작하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윤영석 변호사는 "학생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부모에 대한 정보는 소송을 하면서 취득한 후 특정을 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송이 시작되면 법원에 '사실조회신청'이나 '주소보정명령' 같은 절차를 통해 학교 등 기관으로부터 상대 부모의 인적사항을 합법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정보가 부족하다고 해서 소송 자체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책임의 칼날, 학생과 부모 누구를 겨눠야 하나
소송의 상대를 정하는 것은 전략의 핵심이다. 변호사들은 가해 학생과 그 부모를 '공동 피고'로 묶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 민법 제755조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그를 감독할 법적 의무가 있는 부모가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한다.
법무법인 휘명의 김민경 변호사는 "중학생은 책임능력이 인정될 수 있어 학생 본인도 책임을 질 수 있다"면서도 "학생과 부모를 공동피고로 지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학생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직접 책임과, 자녀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부모의 책임을 동시에 묻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다.
"뭉치면 유리?" vs "각개격파가 정답!"
비슷한 피해를 본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소송을 진행하는 '공동소송'은 변호사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다수의 변호사들은 '개별 소송'이 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윤영석 변호사는 "공동행동을 하면 이탈자가 생길 가능성도 높고 배상액이 작아질 가능성도 크다"며 단독 진행을 추천했다. 각 학생이 입은 정신적 피해의 정도와 상황이 저마다 다른데, 공동소송에서는 이런 개별성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다.
피해를 온전히 인정받기 위해서는 각자의 상처에 집중하는 '각개격파' 전략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승소의 열쇠, '마음의 상처'를 증거로 만드는 법
민사소송은 결국 증거 싸움이다. '아이가 힘들다'는 호소만으로는 법원을 설득하기 어렵다. 허위 신고로 아이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해야 한다.
변호사들은 '학폭위 결정문'을 가장 중요한 증거로 꼽았다. 상대방 신고의 부당함을 보여주는 공식 문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자녀의 정신적 고통을 입증할 '정신건강의학과 상담 기록'이나 '심리검사 결과', '진단서' 등은 위자료 액수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학교폭력 사건 관련 증거자료를 확보해 첨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의 일기장이나 친구들의 진술 등 사소해 보이는 기록 하나하나가 법정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