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변리사법 개정안이 변호사에 오히려 유리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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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변리사법 개정안이 변호사에 오히려 유리한 이유

2022. 06. 16 14:28 작성2022. 06. 16 14: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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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변리사법 개정안이 통과된 뒤 변호사단체는 민사소송법상 소송대리원칙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반발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변리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언론은 이 개정안이 변호사와 변리사가 특허분야에서 공동소송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라고 보도를 하였다. 이후 변호사단체는 민사소송법상 소송대리원칙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반발했다. 내부적으로는 "변리사에게 밥그릇을 빼앗겼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게 흘러갈 것이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면 '변호사업계는 반발하고 변리사업계가 찬성하는데 변리사의 입장과 변호사의 입장을 착각한 것이 아니냐'라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개정안을 면밀히 살펴보면 변호사들에게 유리하다.


변리사법 개정안 제8조 제2항

'제1항에도 불구하고 변리사는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또는 상표권의 침해에 관한 민사소송에 대하여는 변호사가 같은 의뢰인으로부터 수임하고 있는 사건에 한하여 그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


변리사법 개정안 제8조 제3항

'제2항에 따라 소송대리인이 된 변리사가 재판기일에 출석하는 경우에는 변호사와 함께 출석해야 한다'


변리사법 개정안 제8조 제4항

'제2항에 따라 소송대리인이 되려는 변리사는 소송실무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교육을 이수하여야 한다'


현행 변리사법 제8조에 따르면 변리사들은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 개정안은 여기에 더하여 해당 권리의 침해(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또는 상표권의 침해)의 경우에는 변호사와 함께 출석하는 경우에는 그 사건에 한하여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에 얼핏 보면 변리사의 권한이 확장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하게 분석하여 보면 변리사들은 업무수행에 있어 변호사들에게 완전히 흡수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변리사법 제8조 제2항의 내용에 따르면 변호사는 독자적으로 소송을 수행할 수 있는 반면 변리사는 독자적으로 소송대리를 할 수가 없다. 개정안 시행 이후 변리사가 소송수행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개정안의 해석상 변호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변리사법 제8조에 의해 특허사건의 2심은 변리사가 독자적으로 처리가 가능하고 대법원에서의 사건처리는 변호사가 해야 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제2심 사건의 경우에도 변리사가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변호사와 반드시 공동으로 사건을 처리해야 된다.


변리사법 제8조 제1항에 따른 사건만 처리하는 특허법인이 잠시 존재할 수 있지만 결국 이들도 변호사와 협업을 할 수 밖에 없다. 특허법인 중에서 변리사만으로 구성되어 특허법 제8조 제1항에 따른 사건만 처리하는 곳은 결국 특허법 제8조 제2항에 따른 사건 그리고 대법원에서의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 법인들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 개정안 제8조 제2항은 명시적으로 '변호사가 같은 의뢰인으로부터 수임하고 있는 사건'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만약 해당 조항의 내용이 '변호사 또는 변리사'라고 되어있다면 변리사가 특허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산업계에서 특허관련 사건을 의뢰하기 위해서는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해야 한다.


결국 변호사와 변리사가 함께 존재하는 특허법인만이 경쟁에서 살아남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특허법인에는 변호사와 변리사가 공존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변리사에게 특허관련업무를 맡기면 소송을 할 때 다시 해당 법인의 변호사에게 사건이 건너가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하지만 애초부터 변호사에게 일을 맡기면 그런 번거로움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변호사가 사건을 주로 담당하고 변리사가 이를 보조하는 구조가 될 것이다. 사건을 의뢰할 관련 산업계 종사자에게 이것이 가장 편리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편의성은 변호사와 변리사의 영업 경쟁에서 결국 변호사의 승리를 가져오는 중요한 지점이 될 것이다.


셋째, 변호사는 법정에 독자적으로 출석이 가능하지만 변리사는 변호사가 없으면 법정에 독자적으로 출석할 수가 없다. 현행법에 따르면 변리사법 제8조에 따른 소송은 변리사가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개정안이 시행되면 결국 특허사건과 관련해서 변리사는 변호사가 없으면 독자적으로 출석이 불가능한 구조가 될 것이다.


결국 지금까지 변리사가 독자적으로 해 왔던 소송수행마저도 변호사에게 빼앗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넷째, 변리사법 개정안은 변호사와 변리사의 동업을 전제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변호사와 같은 의뢰인으로부터 사건을 수임하는'이라는 내용은 협업이 아니면 설명이 매우 힘들다. 이를 기반으로 세무사 법무사 노무사 등의 업무영역에서도 동업 및 변호사가 변리사 업무를 일정 연수를 거치는 경우 수행이 가능한 것처럼 타 전문직역에서도 일정 연수기간을 거치면 업무수행을 가능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이러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았던 것은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며, 그 사례란 결국 명문에 규정된 내용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리사법 개정안을 통해 명문의 사례, 그리고 동업의 사례는 만들어질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다른 전문직역의 통합은 차근차근 이루어져 나갈 것이다.


변호사와 변리사의 동업구조가 확립되었음을 가정했을 때 변리사 측이 자본을 통해 변호사들을 잠식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지난 2021년을 기준으로 변리사업계의 매출(전문직 부가가치세 납부기준)은 약 1조 1000억원대 정도이다. 하지만 같은 해 김앤장의 매출 총액은 1조 2000억원대 규모이다. 변리사업계의 매출을 다 더 해도 김앤장이라는 하나의 법무법인의 매출 규모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한 특허법인(변리사법인) 중 최고 매출을 기록하는 곳도 약 40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러한데 이번 개정안을 격렬하게 반대하는 변호사업계나 자신들이 불리해질 것임에도 이번 개정안을 환영하는 변리사업계는 계산을 다시 해 볼 필요가 있다. 위 개정안에 대한 유불리는 명백하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본지 편집 방침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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