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까지 때리던 남편 무서워 도망쳤는데⋯" 10년 만의 양육비 청구, 괜찮을까
"딸까지 때리던 남편 무서워 도망쳤는데⋯" 10년 만의 양육비 청구, 괜찮을까
양육비 청구와 면접교섭권 대응 동시 진행 가능
폭력 입증하면 소급 청구 가능성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남편의 폭력을 피해 아이만 데리고 도망치듯 이혼한 지 10년. 이제 와서 양육비를 청구하려니, 폭력적이던 전남편이 아이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할까 두렵다. 2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소개된 한 여성의 사연이다.
사연자에 따르면, 남편은 작은 키에 대한 콤플렉스를 폭력으로 풀었다. 신혼 초 아내에게 손을 대기 시작하더니, 폭력은 어린 딸에게까지 향했다.
결국 사연자는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재산분할이나 양육비 협의도 없이 이혼했다. 하지만 최근 건강이 나빠져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면서, 10년간 나 몰라라 했던 전남편에게 양육비를 청구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양육비 청구하면, 아이 만나러 올까 두려워"
사연자의 가장 큰 걱정은 양육비를 빌미로 전남편이 면접교섭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과거 아이에게까지 폭력을 휘둘렀던 사람과 딸을 마주하게 해도 괜찮을까.
이에 대해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임수미 변호사는 양육비 청구와 면접교섭권 대응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 변호사는 "면접교섭권이 원칙적으로 인정되긴 하지만, 법원에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녀에게 심리적 불안이 예상될 경우, 상담소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의견서를 첨부하면 법원이 이를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임 변호사는 "과거 아동학대 행위에 대해 형사 고소를 함께 진행해 유죄 판결을 받아두는 것도 방법"이라며 "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면접교섭권을 제한하거나 아예 배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년간 못 받은 양육비, 소급 청구 가능할까
양육비는 부모의 이혼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청구할 수 있다. 이혼 당시 아무런 약정이 없었더라도, 가정법원에 '양육비 심판 청구'를 통해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지난 10년간 받지 못한 과거 양육비다.
임수미 변호사는 "만약 이혼 당시 양육비를 받지 않기로 합의했다면, 양육비 심판을 청구한 날 이후의 양육비만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연자처럼 남편의 폭력이나 협박으로 인해 제대로 된 협의 자체가 불가능했다면, 그 사정을 입증해 과거 양육비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폭력적인 상황 때문에 양육비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를 할 수 없었다는 점을 법원에 주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재산분할·위자료 청구, 소멸시효 확인해야
이혼 과정에서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재산분할과 위자료 문제도 남아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소멸시효'라는 시간제한이 있어 서둘러야 한다.
재산분할은 이혼한 날로부터 2년 안에 청구해야 한다. 사연자의 경우 10년이 지나 원칙적으로는 청구가 어렵다.
폭행에 대한 위자료는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안에 청구해야 한다. 임 변호사는 "이혼 후 상당 기간이 지났다면 서둘러 청구하는 것이 좋다"며 "진단서, 상해 사진, 112 신고 사실확인원 등의 증거가 있으면 입증이 쉽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