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검색하고 불법사이트 영상 봤는데…아청물 시청으로 처벌받나요?
'고딩' 검색하고 불법사이트 영상 봤는데…아청물 시청으로 처벌받나요?
19세 A씨, 회원가입·저장 안 했지만 '고의성' 불안…1년 전 사진 교환 이력도 쟁점

19세 남성이 미성년자 시절 아청물 의심 영상 시청과 성적 사진 교환으로 처벌을 우려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19살 A씨는 최근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 1년 전 미성년자 시절, 성적인 사진을 다른 미성년자와 주고받은 일이 있는데다, 최근엔 불법 사이트에서 영상을 시청한 기록까지 떠올랐기 때문이다.
A씨는 지인이 알려준 '야코'라는 사이트에서 영상을 봤다. 당시엔 불법 사이트인 줄도, 보면 안 되는 영상인 줄도 몰랐다고 했다. 하지만 '고딩', '학생' 같은 단어를 검색했던 기억이 떠올라 아동·청소년성착취물(아청물) 시청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될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
A씨는 회원가입이나 유료 결제, 영상 저장은 일절 한 적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A씨는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고딩' 검색 기록, 이것만으로 '고의' 인정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검색어 입력 사실만으로 아청물 시청의 고의가 인정돼 처벌이 확정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수사기관이 고의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불리한 정황이 될 수 있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행법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구입하거나, 아청물임을 알면서 소지·시청한 경우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여기서 핵심은 '아청물임을 알면서' 시청했는지, 즉 고의성이다.
법률사무소 리그 공선영 변호사는 "아청물 시청죄가 성립하려면 해당 영상이 아청물임을 인식하면서 시청하였다는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원가입·결제·저장·유포가 전혀 없고, 지인의 소개로 접속하게 된 경위가 있으며, 사이트의 성격 자체를 몰랐다는 사정은 고의 부정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영상을 찾기 위해 '학생'이나 '고딩' 같은 검색어를 직접 입력했다는 점은 수사기관이 볼 때 관련 영상을 찾으려는 분명한 의도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매우 불리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몰랐다는 해명이 객관적인 검색 기록 때문에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변호사들은 고의성 판단이 검색어뿐만 아니라 접속 경위, 사이트의 성격, 실제 시청 여부와 반복성 등을 종합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1년 전 미성년자끼리 보낸 '사진', 이것도 문제 될 수 있다
A씨의 불안을 키우는 또 다른 문제는 1년 전 미성년자 시절 성적인 사진을 주고받은 일이다. 특히 스스로 몸을 찍어 보낸 행위는 법적으로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법적으로는 아동·청소년 스스로 자신을 촬영한 영상물이라도 '아청물 제작'에 해당할 수 있다. 누가 시켜서 보냈든, 스스로 보냈든 마찬가지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본인이 촬영해 전송한 사진 부분도 별도로 검토가 필요하다"며 "상대방의 요구 여부, 관계, 강요성 유무 등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단순 시청 혐의와는 별개의 범죄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과거 사진 전송 부분은 상대방 나이, 요구 여부, 대화 내용, 강요나 유도 정황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진다"며 "본인이 촬영해 보낸 사진과 상대방에게 받은 사진도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죽고 싶다" 호소에…변호사들 "섣부른 대응 금물, 심리적 안정 먼저"
변호사들은 A씨의 극심한 심리적 불안 상태를 우려하며 섣부른 대응을 경계했다. 법무법인 한강 허은석 변호사는 "지금은 법률문제보다 ‘죽고 싶다’는 말씀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하며, 자해나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혼자 있지 말고 가까운 보호자나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현재 상태를 바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강희 변호사 역시 "지금 가장 위험한 대응은 불안해서 휴대폰 기록을 지우거나, 기억이 불분명한 내용을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이라며 증거 인멸로 오해받을 수 있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고 짚었다.
변호사들은 수사 개시 여부가 불확실한 만큼, 경찰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차분히 사실관계를 정리하며 기다리는 편이 낫다고 봤다. 법률사무소 유 (唯) 박성현 변호사는 "당시 미성년자였던 점, 고의성이 미약했던 정황, 어려운 가정환경과 성범죄 피해 이력 등은 만약의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수사기관 및 법원에서 충분히 참작될 수 있는 선처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경찰 조사를 받게 된다면 초기 진술 단계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고의가 없었음을 명확히 입증하고 유리한 정상참작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