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니 용서할 수 있다""도주 돕겠다"…오픈카톡방 속 발언, 법적 문제는 없을까
"예쁘니 용서할 수 있다""도주 돕겠다"…오픈카톡방 속 발언, 법적 문제는 없을까
공개수배 중인 이은해에 "여신이다" "잡히지 마라"
"답답하다" "당할만했다" 피해자 비난글도
이 발언들, 법적으로 문제 없을까

공개수배된 이은해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들이 생기고 있다. 이곳에선 이은해의 외모를 칭찬하거나 "도피를 돕자"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심지어 고인(故人)이 된 피해자를 비난하는 발언도 있었다. 이러한 발언들은 문제 없는 걸까. /연합뉴스·카카오톡 오픈채팅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경기 가평 계곡 살인사건' 피의자 이은해를 옹호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들이 생기고 있다. 오픈채팅방은 누구나 익명으로 참여 가능한 온라인 채팅 공간. 오픈채팅방에서 이은해를 검색하면 '이은해에게 호감이 가는 사람들의 모임', '은해 잡히지마' 등 이은해에 대한 채팅방들이 개설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채팅방 안에서는 이은해의 외모 등을 칭찬하는 발언들이 오갔다. "연예인이다", "몸매 좋다" "여신임"과 같은 내용이었다. 수사기관이 이은해 검거를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지만, "도피를 돕자"며 후원 계좌를 만들자고 제안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발언들은 문제가 없는 걸까. 특히 공개수배 중인 이은해의 "도피를 돕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은 어떻게 보면 범인 은닉죄 등은 아닐까.
이에 대해 법무법인 새로의 엄진 변호사는 "죄를 묻기 애매하다"고 말했다. 우리 형법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사람의 은닉 또는 도피를 도운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제151조).
그런데 해당 채팅방에서 발언한 정도로는 이 규정을 적용하기 힘들다. 실제로 피의자 등을 숨겨주거나, 도피 자금을 대는 등의 '행동'이 있어야 적용 가능하다. 엄 변호사는 "구체적인 도피 계획을 세웠어도 도피 등을 돕는 행위가 없었다면 처벌할 수 없다"고 했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유한) 명천의 손수범 변호사는 "범인은닉죄는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범죄 결과가 없다면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도피를 돕겠다는 발언만으로는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고인(故人)이 된 피해자를 언급한 경우는 어떨까. 일부 채팅방에는 아무런 근거 없이 피해자를 비난하는 발언들이 올라왔다. "가스라이팅을 왜 당했냐", "전부 본인이 한 것", "솔직히 남자도 답답하지 않느냐" 등의 비난 섞인 발언을 내뱉었다는 점에서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볼 여지가 있을지 살폈다.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는 '허위 사실'을 적시(摘示·지적하여 보임)해 고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했을 때 성립한다(형법 제308조).
이에 대해 에스제이파트너스의 옥민석 변호사는 "해당 발언은 '허위 사실'의 적시라고 보기 어려워 사자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고인에 대한 '감정 표현'에 가깝다"고 했다. 손수범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문제된 발언은 모욕죄에서 판단하는 경멸적 표현 등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고인에 대한 모욕죄는 처벌 규정이 없어,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엄진 변호사는 오히려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엄 변호사는 "피해자에 대한 발언이나 이은해 옹호글이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하여 욕설 등을 한다면 모욕죄가 될 수 있다"며 "익명 채팅방이더라도 경멸적 발언 등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