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비 환불해달랬더니 '보험사기' 경찰 출석 요구…어떻게 된 일일까?
성형수술비 환불해달랬더니 '보험사기' 경찰 출석 요구…어떻게 된 일일까?
병원 권유로 도수치료 전환 후 실비 청구했다가 피의자 될 위기…'편취 고의' 여부가 쟁점

성형수술비 환불을 요구한 환자에게 병원이 환불 대신 도수치료 후 실비 보험 청구를 제안했다. / AI 생성 이미지
미용 성형수술을 받고 남은 비용을 환불해 달라고 요구했던 A씨. 그는 얼마 뒤 경찰로부터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출석 요구를 받았다.
병원에 대한 불만으로 약 200만원에 달하는 수술을 취소하고 환불을 요구하자, 병원이 "환불은 절대 불가하다"며 대신 도수치료를 받고 실비 보험금을 청구하라고 안내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병원 말만 믿고 따랐을 뿐인데 경찰 조사를 받게 된 A씨. 그는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수술비 200만원 환불 요구에…병원의 이상한 제안 '도수치료로 실비 처리'
A씨는 올해 세 차례에 걸쳐 미용성형수술을 받기로 하고 비용 전액을 지불했다. 하지만 1, 2차 수술을 진행하며 병원에 불만이 생겼고, 남은 한 부위의 수술(약 200만 원)을 취소하고 환불을 요청했다.
그러나 병원은 "환불은 절대 불가하다"며 법무팀까지 운운했다. 상담실장은 "원장님이 그 금액만큼 도수치료 패키지로 전환하라고 하신다"며 "어차피 수술 부위 관리도 필요하니 그렇게 하고, 도수치료는 실비 청구도 된다. 병원에서 서류를 작성해 주면 그대로 제출만 하라"고 제안했다.
A씨는 당시엔 별다른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세 번째 치료를 받던 중 직원의 태도를 따지다가 "카드 20만 원 결제 후 취소는 필수"라는 이상한 말을 들었다. A씨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하자 직원은 "설명 다 해줬는데, 왜 모르냐"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그제야 병원이 보험사를 상대로 꼼수를 부린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게 됐다.
그리고 얼마 뒤, 경찰청으로부터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관련으로 출석을 요구한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병원 말만 믿었는데…핵심은 '보험사기 고의' 있었나
변호사들은 병원의 안내를 따랐더라도 보험사기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A씨에게 보험금을 편취하려는 '고의'가 있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은 보험사고의 내용 등을 속여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이를 위반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미용수술 잔여금 환불 대신 도수치료로 전환했고 실비 청구까지 이루어졌다면, 수사기관이 병원과 환자가 함께 보험금을 청구한 구조로 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A씨가 처음부터 환불을 요구했다는 점, 병원이 이를 거부하고 먼저 도수 치료 전환과 서류 제출을 안내했다는 점 등은 A씨에게 유리한 정황이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는 "병원 측의 일방적인 지시와 설명 부족으로 위법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수동적으로 가담하게 된 경위를 객관적으로 소명한다면, 혐의를 벗거나 처벌 수위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는 "병원 측이 환불을 거부하며 도수치료 패키지 전환 및 실비 청구를 유도한 행위는, 병원의 조직적인 보험사기 범행에 질문자님을 이용한 것"이라며 "보험사기의 고의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이번 조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경찰 출석 앞두고 있다면…변호사들 "이것부터 하라"
변호사들은 경찰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무작정 피하거나 혼자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첫 조사에서의 진술이 사건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선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는 "출석요구를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보험사기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실제 해당 경찰서에서 발송한 것이 맞는지 확인한 뒤 출석 일정을 조율하라"고 말했다.
이후 조사에 앞서 관련 자료를 모두 확보하고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는 "문자, 카톡, 진료기록, 결제내역, 영수증, 보험청구 서류를 모두 보관하고 병원과의 대화 흐름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지급받은 보험금이 있다면, 조사 출석 전 보험사에 자진 반환하는 것이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과 함께 기소유예·불기소 가능성을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법률사무소 명중 임승빈 변호사는 "혼자 '몰랐다'고만 해명하려다 진술이 꼬이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 진술은 이후 절차 전체에 영향을 미치므로 출석 전에 반드시 변호사와 진술 전략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