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 모기향 냄새 때문에 죽겠습니다" 윗집의 층간냄새 고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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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 모기향 냄새 때문에 죽겠습니다" 윗집의 층간냄새 고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2021. 07. 16 18:14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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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 이웃이 피우는 독한 모기향⋯냄새로 인해 두통 등에 시달리는 윗집

층간냄새,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을까⋯변호사들과 분석해보니

민·형사상 책임 묻기 어려워⋯지자체가 운영 분쟁조정센터 등 이용하는 편이 현실적

아래층에서 피우는 독한 모기향 냄새. A씨는 머리가 어지럽고 두통이 올 지경이다. 아래층 이웃에게 주의를 줘도 소용이 없다. 해결 방법은 없는 걸까. /연합뉴스⋅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모기들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아파트에 사는 A씨는 모기보다 모기향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아래층의 B씨가 피우는 독한 모기향 냄새 때문이다. 매일 바람을 타고 A씨 집으로 들어온 냄새는 머리가 지끈거리고 어지러울 정도다. 환기를 시켜도 냄새는 잘 빠지지도 않는다.


A씨가 B씨에게 "주의해달라"고 해도 그때뿐이었다. 아파트 경비실에서는 "자제해달라고 부탁하는 수밖에 없다"고 난감해했다. 위층에 사는 A씨는 층간소음 내기 등의 '보복'까지 생각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A씨의 고민. 층간냄새는 층간소음에 비해 생소하지만 커뮤니티에는 여름철을 맞아 모기향 냄새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았다. 뾰족한 해결책을 못 찾았다는 하소연도 많았다.


층간냄새 문제, 법으로 해결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

사실 이 사안의 경우 법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많은 문제를 낳은 층간소음 문제도 현실적으로 어려운데 더욱 생소한 층간냄새 문제는 더더욱 그렇다. 특히 냄새로 인해 발생하는 다른 피해 등을 입증해야 하는데 입증도 어렵지만, 실제로 인정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는 "이웃의 모기향 냄새로 인해 건강상 피해를 입었다며 상해죄를 주장할 수 있다"면서도 "냄새가 나서 머리가 아팠다는 사실만으로 상해가 성립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재물손괴를 검토한 법무법인 고원 수원분사무소의 이지영 변호사는 "냄새가 벽지에 스며들어 못 쓰게 됐을 경우"라며 "손괴로 인정받으려면 벽지를 못 쓸 정도가 돼야 하는데, (찢기는 등의 훼손이 아닌) 냄새가 스며든 건 판단하기 애매하다"고 했다.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는 어떨까. 이에 대해 지세훈 변호사는 "냄새로 인해 피해를 봤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며 "인정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돼야 하고, 인정돼도 금액은 치료비 수준으로 적을 것"이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이웃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 어려운 상황. 하지만 층간소음 등으로 보복하는 방법은 피해야 한다. 그랬다가 오히려 고소를 당해 돈을 물어내야 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층간소음을 일으킨 아래집에게 법원은 총 3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하기도 했다.


법률 자문
(왼쪽부터)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 법무법인 고원 수원분사무소의 이지영 변호사. /로톡DB
(왼쪽부터)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 '법무법인 고원 수원분사무소'의 이지영 변호사. /로톡DB


층간소음말고 층간냄새 문제도 '이웃분쟁조정센터' 중재 가능

법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해서 포기해야 할까. 대안이 있긴 하다.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분쟁센터를 통하는 방법이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이웃분쟁조정센터'에서는 층간소음뿐만 아니라 층간냄새에 대한 갈등도 중재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층간소음 문제가 많지만, 층간냄새로 민원을 접수하는 경우도 있다"며 "보통 담배나 화학약품, 락스 등으로 인한 냄새"라고 했다.


중재 처리 절차는 갈등의 종류와 상관없이 동일하다. 센터는 민원이 접수되면 냄새를 유발한 이웃에게 공문을 보낸다. 공문 내용은 "모기향 때문에 불편해하는 민원이 들어왔는데, 조정할 의사가 있는지"와 같은 식이다.


이웃이 조정에 응하면 센터에 소속된 조정위원이 양 당사자를 중재한다. 조정에서는 냄새로 인한 고충을 이야기하고 이웃에게 요구사항 등을 전달한다. 조정이 이뤄지면 합의서도 작성한다. 통상 조정에는 일주일이 걸린다.


다만, 조정은 상대방 이웃이 응했을 때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냄새 문제는 실제로 조정에 응하는 경우가 적다고 했다. 관계자는 "악취 문제의 경우, 조정이 이뤄진 건 1년에 거의 한 건"이라며 "(아직까지는) 층간소음이나 누수 문제에 비해서는 적다"고 했다.


'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에서는 층간냄새 등 이웃 사이의 분쟁을 조정하고 있다. /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 리플렛⋅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에서는 층간냄새 등 이웃 사이의 분쟁을 조정하고 있다. /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 리플렛⋅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아파트 관리규약' 등에 규정을 넣는 방법도 있다

이런 외부기관의 도움과 별개로 주민자치기구를 통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아파트의 경우라면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의' 등에 의견을 제안하는 식으로 해결책을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이지영 변호사는 "층간소음만 해도 아파트 관리규약에 관련 규정을 넣어 자체 규율하는 것이 추세"라며 "층간냄새의 경우도 해당 부분을 규약에 반영하도록 아파트 입주자 회의 등에 안건을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지켜야 하는 '아파트 관리규약'. 여기에 층간냄새를 유발하면 경고 등의 제지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넣어 모두 따를 수 있게 하라는 의미다.


사실, 이런 문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합의해 나가는 편이 현실적이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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