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학생 강제추행 혐의 여중생들, CCTV 증거로 징계 취소 판결
장애 학생 강제추행 혐의 여중생들, CCTV 증거로 징계 취소 판결
경찰 송치에 중징계까지 받았지만 1년 만에 드러난 진실
대전지법 "학교폭력 아닌 우발적 장난" 징계 전면 취소 판결

셔터스톡
중학교 2학년 학생 2명이 같은 반 자폐 장애 학생을 강제 추행했다는 혐의로 중징계를 받았으나, 법원의 CCTV 영상 분석 결과 1년 만에 징계 취소 판결을 받았다.
사건은 2023년 3월 하교 후 장애 학생 C양이 자신의 어머니에게 "동급생 A양과 B양이 신발을 빼앗고 운동장에서 바지를 내렸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학교 측은 곧바로 학교폭력으로 신고를 접수했고,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성범죄 혐의로 경찰에도 고발했다.
경찰은 C양의 진술이 일관된다고 판단해 A양 등의 장애인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고 사건을 가정법원으로 송치했다.
관할 교육지원청 역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주동자로 지목된 A양에게 출석정지 5일을, 방조 및 가담 혐의를 받은 B양에게 사회봉사 6시간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특수학급 행사서 간식 주고받던 교우 관계… CCTV 영상 속 엇갈린 진술
징계 처분에 불복한 A양과 B양은 교육지원청을 상대로 징계 취소 소송(대전지방법원 2024구합201184)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두 학생이 평소 C양과 허물없이 지내며 헝클어진 머리를 묶어주거나, 특수학급 행사에서 C양으로부터 직접 만든 간식을 선물 받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정적인 증거는 사건 당일 운동장 CCTV 영상이었다. 영상 속 아이들은 C양의 신고 내용과 달리 함께 무리 지어 다니며 춤을 추고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C양이 A양 등을 피하거나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먼저 계단을 올라가다 멈춰 서서 친구들을 기다리는 정황도 포착됐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바지를 내리는 장면은 영상 어디에도 없었다.
당시 함께 있던 또 다른 동급생은 "C양이 도망가려는 장난을 쳐서 가지 말라는 의미로 무릎 쪽 바지를 살짝 잡아당겼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도망가는 친구를 잡기 위해 바지 하단을 잡은 행위를 C양이 오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법원 "우발적 장난일 뿐 학교폭력 아냐"… 징계 전면 취소
이러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재판부는 해당 사건이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전지방법원은 사건 당시 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학생들의 평소 교우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학생들 사이의 일상적인 갈등이나 분쟁은 당연히 예상되는 일"이라며 "이 사건 행위들은 평소 어울려 다니는 여학생 친구들 사이에 우발적으로 발생한 장난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또한 "이를 두고 장애 학생을 괴롭히기 위한 목적의 학교폭력으로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대전지법은 충청남도보령교육지원청이 A양과 B양에게 내린 출석정지 및 사회봉사 등 모든 징계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소송비용 역시 교육지원청이 부담하도록 명했다. 피해 학생의 진술에만 의존해 전후 맥락을 면밀히 살피지 않은 행정 처분에 제동을 건 판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