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군인, 휴가 중 음주운전…“전역까지만 버티게 해주세요”
직업군인, 휴가 중 음주운전…“전역까지만 버티게 해주세요”
혈중알코올농도 0.045% 면허정지
변호인들 “군사경찰 이첩, 못 막는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소주 3잔 마시고 8시간 넘게 잤습니다. 정말 억울합니다.” 휴가 중이던 한 직업군인이 음주단속에 걸려 면허 정지(혈중알코올농도 0.045%) 처분을 받았다.
그는 군사경찰 이첩과 징계를 피해 2026년 전역까지만이라도 사건을 미룰 수 없는지 호소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기계적 절차라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한순간의 실수가 군 복무의 마침표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군사경찰 이첩, 부탁하면 안 되나요?”…전문가들 “기계적 절차” 일축
직업군인 A씨의 가장 큰 걱정은 음주운전 사건이 군사경찰로 넘어가는 것이다. 어떻게든 이첩을 늦춰 현재 보직을 마무리하고, 2026년 7월 예정된 전역을 무사히 마치고 싶어서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A씨의 바람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옥민석 변호사(법무법인 에스제이파트너스)는 “모두 절차에 따라 기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임의로 수사개시통보나 이첩을 임의로 늦출 수는 없습니다”라고 단언했다.
군인 신분이 확인된 이상, 사건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소속 부대와 군 사법기관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법무법인 행복의 장종현 변호사 역시 “현역 군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였으므로 사건을 소속대 관할 군사경찰대로 이첩하게 되며, 수사관이 임의로 이첩을 미룰 수는 없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숙취 운전' 주장, 통할까…“8시간 자고 0.045%는 드문 경우”
A씨는 음주 후 8시간이나 잤다는 점을 들어 ‘숙취 운전’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선처를 바라고 있다. 일부 변호사들은 이 점을 포함해 초범이라는 사실, 깊이 반성하는 태도 등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면 처벌 수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A씨의 주장이 법적으로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진규 변호사(법률사무소 수훈)는 “일반적으로 음주량이 소주 3잔인데 음주 후 8시간 경과 후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숙취운전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라며 냉정한 분석을 내놓았다. 결국 ‘숙취’라는 주장만으로는 처벌 자체를 피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형사·행정·징계’ 3중고…“세 가지 방어를 한번에”
A씨가 직면한 현실은 간단치 않다. 이진채 변호사(법률사무소 가호)는 “이 사건은 냉정히 형사처벌 방어, 징계처분 방어 그리고 면허 구제를 위한 행정적 방어 총 3가지를 한번에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즉, 벌금형 등의 ‘형사처벌’, 면허 정지 100일의 ‘행정처분’, 그리고 군 내부의 ‘징계처분’이라는 세 개의 관문을 모두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각 절차는 별개로 진행되며,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허소현 변호사(법무법인 김앤파트너스)는 “반성문, 탄원서, 재범 방지 서약, 심리상담 이수 등은 감경 사유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라며,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징계 지연은 ‘신기루’…최선의 전략은 ‘정공법’
징계를 전역 때까지 미루고 싶다는 A씨의 희망은 사실상 ‘신기루’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사건을 지연시키려는 시도보다 정공법을 택하라고 권고한다.
감정적인 호소 대신,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징계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군법무관 출신인 이진훈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군사경찰 조사 및 징계 과정에서는 즉각적인 자진신고와 솔직한 태도, 깊은 반성, 그리고 음주 후 충분한 시간이 경과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유리합니다”라고 말했다.
헛된 기대를 품기보다, 자신의 과오를 솔직히 인정하고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성실하게 각 절차에 임하는 것이 A씨에게 남은 유일한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