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노동자 보호?...이미선, 2014년 논문서 朴정부 협력사례 '통상임금' 판결 옹호
[단독]노동자 보호?...이미선, 2014년 논문서 朴정부 협력사례 '통상임금' 판결 옹호
청와대 추천 이유 "노동자 법적 강화 등 사회적 약자 권리 보호 노력"
논문 "통상임금 판결은 근로자의 청구를 한시적으로 제한...법적 안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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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국회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는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연합뉴스 김인철 기자(C)저작권 연합뉴스
이미선(49·사법연수원 26기)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노동자의 법적 보호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청와대의 평가와 달리 ‘양승태 대법원’이 노동권을 후퇴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는 통상임금 판결을 옹호한 논문을 작성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이 통상임금 판결은 지난해 5월 법원행정처 자체 조사 결과 드러난 양승태 대법원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 협력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14년 3월 ‘판례연구 : 통상임금 -대상판결: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2012다94643 전원합의체 판결-’이란 제목의 19쪽 분량 논문에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선고한 ‘통상임금 전원합의체 판결’을 “근로자의 청구를 한시적으로 제한함으로써 법적 안정성과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의 조화를 도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후보자는 이어 “정기상여금이 제외된 통상임금을 기초로 법정수당을 장기간 지급하여 왔고 이에 대하여 근로자 측에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이 그간의 실정”이라며 다수의견이 내세운 ‘현실론’을 그대로 따랐다.
노동 현장에서 회사의 불법이 있어도 노동자가 과거부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법적으로 구제받을 수 없다는 이같은 시각은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 신장에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미선 후보자가 지난 2014년 3월 발표한 논문 중 '대상판결의 의의' 부분 발췌
이 후보자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지명된 이유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노동 관련 사건을 연구하고 재판하면서 쌓아왔던 것이 다 반영이 돼서 지명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국민의 기대를 아느냐’는 물음엔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를 대변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말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도 지난달 20일 “이 후보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시절부터 꾸준히 노동법 분야에 대해 연구를 하며 노동자의 법적 보호 강화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이유를 공개했다.
앞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임하던 시기인 지난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차량용 에어컨 제조회사인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통상임금에서 정기상여금을 제외한 노사합의는 무효라며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한 소송의 상고심에서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다수의견은 "갑을오토텍 기본협약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면서도, "협약과 달리 정기상여금이 포함된 통상임금을 기초로 한 법정수당을 추가로 지급하면 기업이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에 처한다"는 것을 결정의 이유로 들었다. 기업이 위험에 처하면 노동자들도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설·추석 상여금과 김장보너스를 통상임금에 포함해 연장근로수당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노동자들의 주장은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었다. 대법원은 1년 9개월 전인 지난 2012년 3월 고속버스회사 ‘금아리무진’ 노동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선고했었다.
이 때문에 노동법 학계를 중심으로 "갑을오토텍 사건을 볼 때, 통상임금에서 정기상여금을 빼기로 이미 정해진 협약은 한 번 합의된 것인 만큼 지켜야 한다는 다수의견이 법리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신의성실 원칙’은 불평등함을 전제해 노사관계에 적용하는 노동법의 원칙이 아닌 대등한 당사자 관계에 적용하는 민법의 원칙이다.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지난해 5월 공개한 법원행정처 산하 기획조정실이 생산한 '현안 관련 말씀 자료' 갈무리
이와 관련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당시 법원행정처장)은 지난해 5월 25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3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통상임금 사건을 포함해 양승태 대법원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 협력한 판결 사례를 정리한 문건을 공개했다.
2015년 7월 법원행정처 산하 기획조정실 명의로 생산된 '현안'관련 말씀 자료' 문건은 "사법부는 그동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최대한 노력해왔음" "단순한 법리적 검토뿐만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한 면밀히 고려" 같은 적나라한 표현을 썼다.
이 문건은 통상임금 사건에 대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단순히 포함시킬 경우 우리 경제 전체가 안게 될 부담(약 38조원으로 추산됨)을 최대한 고려하여, 노사 양측 모두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적절한 결론을 제시함"이라고 의미를 규정했다.
이 후보자는 논문과 관련 헌법재판관 공보관을 통해 "언급된 논문은 판례평석이었다"라고만 짧게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