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성추행 피해자, 유죄 받아냈지만 진료기록 사라져…손해배상 어쩌나
군 성추행 피해자, 유죄 받아냈지만 진료기록 사라져…손해배상 어쩌나
군병원 진료기록 사라져 민사소송 난항 예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군 복무 중 당한 성추행으로 2심까지 유죄를 받아낸 A씨. 긴 싸움 끝에서 A씨는 또 다른 벽과 마주했다. 가해자에게 정신적 피해 보상을 청구할 민사소송을 앞두고, 사건 직후의 고통을 증명할 결정적 증거인 군병원 진료기록이 사라진 것이다. 수십 장의 대학병원 진단서 더미 앞에서도 A씨가 불안에 떠는 이유다.
사라진 기록 한 장… 소송에 영향 미칠까
민사소송에서 배상액을 결정짓는 핵심은 인과관계다. 가해자의 불법행위가 피해자의 손해로 이어졌다는 연결고리를 얼마나 명확하게 증명하느냐에 따라 배상액이 크게 달라진다. 바로 이 지점에서 A씨가 잃어버린 군병원 기록의 가치를 두고 변호사들의 의견이 갈렸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군병원 기록의 부재가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변호사가 우려하는 것은 가해자 측의 책임 회피 전략이다.
한 변호사는 "가해자 측 변호인은 법정에서 A씨의 고통은 성추행이 아닌, 원래 있던 우울증이나 다른 개인사 때문이라며 인과관계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이라며 "사건 직후의 군병원 기록은 이러한 주장을 막을 가장 강력한 방패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너무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반박했다. "민사 법원은 형사 판결의 유죄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므로, 쟁점은 인과관계가 아닌 피해 정도가 될 것"이라며 "3년간의 대학병원 기록만으로도 피해의 지속성과 깊이를 입증하기에 충분할 수 있다"고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증거보다 무서운 소멸시효의 덫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시간이었다. 법무법인 에스제이 파트너스 이동현 변호사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며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