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응'해서 보낸 성기 사진…'통매음' 처벌될까?
상대방이 '응'해서 보낸 성기 사진…'통매음' 처벌될까?
동의 받고 보낸 성기 사진 '무혐의' 유력
단, 상대가 미성년자라면 '중범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상대방의 '동의'를 받고 전송한 성기 사진이 법의 심판대에 오를 수 있을까?
다수 변호사들은 '무혐의' 가능성을 높게 봤지만, '상대가 미성년자'인 경우 아청법상 중범죄가 될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사진 볼 여자"라는 글을 올린 A씨.
한 이용자와 1대1 오픈채팅방에서 대화를 시작했고, 수차례 동의를 구한 뒤 자신의 성기 사진을 전송했다. 하지만 며칠 뒤 A씨의 카카오톡 계정은 돌연 정지됐다.
상대방의 고소는 없었지만, A씨는 '이것이 통매음 고소의 신호탄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과연 법의 심판은 어떻게 내려질까.
A씨의 사연을 바탕으로 16명의 변호사에게 자문해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이하 통매음) 성립 여부를 집중 분석했다.
"보고 싶다며?"…캡처된 '동의'의 압도적 증거 능력
사건의 핵심은 사진 전송 전 A씨가 확보해 둔 대화 내용이다. A씨가 공개한 대화록에 따르면, 그는 "너가 ㅈㅈ(성기를 지칭하는 은어) 보고 싶다 말해줘", "ㅈㅈ 보고 싶어?"라고 두 차례나 상대방의 의사를 확인했다.
상대방은 '동의하는 이모티콘'과 함께 "응!"이라고 명확히 답했다. 대다수 변호사들은 이 '캡처본'이 A씨를 구제할 결정적 증거라고 입을 모았다.
성폭력처벌법상 통매음은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이나 영상 등을 상대방 의사에 반하여 도달하게 하는' 경우 성립한다.
법무법인 명륜의 오지영 변호사는 "상대방이 명시적으로 의사를 표현했고 이를 재차 확인한 후 전송했다면 의사에 반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법률사무
소 제일로의 배경민 변호사 역시 "상호 합의 하에 이뤄진 성적인 대화임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므로,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주장은 신빙성을 인정받기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카톡 정지'는 고소의 신호탄일까?
A씨를 불안에 떨게 한 '카카오톡 계정 정지'는 형사 고소의 신호탄일까? 변호사들은 형사 절차와는 무관한 플랫폼 자체의 조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카톡 정지는 상대방이 형사 고소한 것과는 별개로, 운영정책 위반으로 신고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며 "정지 사실이 곧바로 형사 입건이나 범죄 혐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상대방이 사진을 받아본 뒤 마음이 바뀌어 카카오톡에 '불쾌한 콘텐츠'로 신고했고, 카카오 측이 범죄 성립 여부와 무관하게 약관 위반으로 판단해 계정을 정지시켰다는 분석이다.
진짜 위험은 따로 있다…'상대가 미성년자라면'
하지만 변호사들은 안심하긴 이르다며 치명적인 '시한폭탄'을 경고했다. 바로 상대방의 나이다. 만약 사진을 받은 상대방이 미성년자였다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통매음'이 아닌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이라는 훨씬 무거운 범죄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유한) 바른길의 안준표 변호사는 "대학생 앱이라도 상대가 미성년자였던 경우에는 전혀 다른 문제가 된다"며 "대화 내 성인 확인이 없으면 수사기관이 이 부분을 집중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청법상 성착취물 제작·배포 혐의는 상대방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성립하며, 매우 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 A씨의 행위가 한순간에 중범죄로 바뀔 수 있는 아찔한 지점이다.
'동의'만 믿었다간…엇갈린 소수 의견도
한편, 상대방의 동의가 '만능 열쇠'는 아니라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강민기 변호사는 "통매음은 상대방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성립할 수 있다"며 "상대방이 동의했더라도 행위 자체가 사회통념상 음란하고 성적 목적이 명확하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이주한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동의했더라도 행위가 사회통념상 음란하다고 평가되면 성립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비록 다수 의견은 아니지만,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성적 대화와 이미지 공유가 법적으로 얼마나 위태로운 줄타기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익명성에 기댄 아찔한 줄타기, 법적 재앙 부를 수도
결론적으로 A씨의 경우, 상대방이 성인이고 명확한 동의 증거가 있다면 통매음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온라인에서의 익명성에 기댄 성적 대화가 언제든 형사 사건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경고등을 켰다.
특히 상대방의 신원이 불분명한 상황에서의 성적 이미지 전송은, '동의했다'는 말 한마디만 믿고 발을 디뎠다가 예측 불가능한 법적 재앙을 맞닥뜨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